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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나는 어떤 투자자인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연초만 되면 경제신문을 크게 장식하는 기사가 있다. 그해의 경제와 종합주가지수 전망이다. 주식투자자가 아니라도 대부분 관심을 갖는다. 그런 전망을 잘 하면 돈 벌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에게도 어김없이 종합주가지수나 경제 전망에 대해 묻는다. 그때마다 나는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라고 잘라 말한다. 솔직히 알 수도 없지만 그것을 알기 위해 시간과 관심을 쓰지도 않는다. 쓴 만큼 효과가 거의 없다. 나는 내가 투자할 위대한 기업은 어떤 것인지 끊임없이 상상하고 그런 기업을 찾기 위해 온 힘을 쓴다. 중요하고 예측 가능한 것에 집중해야 결과가 좋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투자자인지에 따라 신경 써야 할 것이 달라진다. 주가지수선물 투자자라면 당연히 종합주가지수 예측은 중요하다. 시시각각 움직이는 지수 변동도 예민하게 봐야 한다. 정치인이라면 경제 전망에 신경 쓸 것이다. 경제성적표가 될 지수 전망도 그들에겐 중요하다. 그러나 내가 주식투자자면 그런 전망은 도움이 안 된다. 지수를 잘 예측한다고 주식투자로 돈을 잘 벌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개별기업 주가는 결국 기업이익이 결정한다. 경기가 아무리 좋아도 실적이 부진하면 기업주가는 형편없다. 그러나 경기가 나빠도 돈을 잘 버는 기업의 주가는 오른다. 1980년에 한국 종합주가지수는 100포인트로 출발했다. 2019년 최근 주가지수는 2,000포인트를 오르내린다. 40여 년 동안에 20배 가까이 올랐다. 그 이상 오른 기업들도 많지만 망해서 사라진 기업들도 부지기수다. 전 세계 주식시장을 봐도 양상은 비슷하다. 투자한 주식에 따라 그 차이는 극명하다.


주식투자자라면 각종 정보와 뉴스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이미 정보는 너무나도 많고 누구라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풍부한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남다르게 해석하고 분명한 관점으로 투자하면 된다. 그러나 주식은 기대수익 못지않게 손해 볼 위험도 크다. 나빠질 기업과 함께하면 위험은 더 커진다. 지수예측 보다는 좋은 기업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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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투자자라면 좋은 펀드를 발굴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 운용사 철학을 잘 살피고 펀드 속성과 펀드매니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부지런함도 필요하다. 수없이 은행, 증권사 직원들을 만나 상담을 받다 보면 좋은 펀드를 고르는 안목도 커진다. 지수 전망에 시간을 쓰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주식과 펀드로 돈 벌고 싶다면 내가 누구인지를 깨닫자. 그리고 재능과 끼가 있는지 겸손히 진단해보자. 주식투자로 돈을 벌 자신이 없더라도 괜찮다. 전문가가 대신 투자해주는 펀드라는 훌륭한 금융상품이 있다. 직장이나 사업장에서 열심히 일해 평생 임금을 올리고, 그렇게 번 돈을 펀드에 넣어 펀드라는 지혜로운 수단으로 돈을 불리자.

100세까지 사는 인생 100세까지 재테크를 해야 한다. 오래 할 투자이니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하자. 그러기 위해선 내가 누구이고 무엇에 집중할지 질문해 보자. 그리고 중요하고 예측 가능한 것에 온 힘을 쓰자. 이것이 주식과 펀드 투자로 돈 버는 길이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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