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기관 저가매수 행진에 펀드 內 주식비중 16년만에 최고

펀드매니저들 주가 상승에 베팅

공모 주식형 자산 중 96.5% 넘어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의 투자자산 중 주식 비중이 꾸준히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 올 들어 주가 하락이 계속되자 운용사들이 저가 매수를 늘려나간데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금씩 완화되면서 증시 회복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내 주식 비중은 지난 20일 기준 96.52%를 기록했다. 펀드 내 주식 투자 비중이 96.5%대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03년 6월 이후 최고치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주식형 펀드의 주식 비중은 보통 92~95%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5월 96%선을 돌파하더니 이후 꾸준히 96% 초중반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주식을 더 담은 대신 예금 보유 비중은 줄였다. 공모 주식형 펀드 내 예금 비중은 이달 초 1.8% 가까웠지만 20일에는 1.57%까지 떨어졌다.



주식형 펀드 내 주식 비중이 높아진 것은 펀드매니저가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경우가 많을 때다. 대게 주식시장이 나빠질 것으로 판단하면 주식 비중을 떨어뜨리고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면 주식 비중을 높인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을 때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의 주식 비중은 92%에서 88%대로 뚝 떨어지기도 했다.

물론 환매가 급증할 때도 주식 비중이 늘어나기는 한다. 환매를 위해 펀드 내 보유 현금을 처분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주식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매가 갑작스럽게 늘어나면서 발생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7~8월에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이달 들어서는 5,689억원(25일 기준)이 순유입됐고 금융투자업계의 순매수액도 8,913억원에 달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그동안 주가가 계속 하락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많아진데다 특히 이달 들어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조금씩 걷히면서 주식 매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최근 다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주식 비중은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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