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부정채용 하도록 해 KT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사진) 자유한국당 의원이 당시 KT 사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딸의 이력서가 든 봉투를 건넸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의원의 뇌물수수 혐의 첫 공판기일에서 증인으로 나온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은 “지난 2011년 2~3월께 국회 김성태 의원 사무실의 집무실에서 차를 마시고 일어서는데 김 의원이 책상 위에 있던 하얀색 대봉투를 집어서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김 의원이 봉투를 전달하면서 자신의 딸이 KT스포츠단에 경험 삼아 일할 수 있도록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봉투는 열어보지 않았지만 두께 등을 보면 이력서 한 장이 들어 있던 것으로 생각됐다”며 “또 이력서를 받고 얼마 후에 김 의원이 이석채 회장과 저녁 식사 자리를 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딸은 2011년 계약직으로 KT에 입사해 일하다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최종 합격해 정규직이 됐다. 검찰은 김 의원 딸의 채용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은데다 대가성도 있었다고 보고 김 의원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이날 서 전 사장은 김 의원 딸의 채용에 이 전 KT 회장의 관여가 있었다는 증언도 했다. 그는 “이석채 당시 회장이 2012년 김 의원의 딸이 KT스포츠단에서 임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지 물으며 정식으로 일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도록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의혹 제기 8개월 만에 처음 법정에 출석한 김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의원 측 변호인은 “딸이 정규직으로 채용된 것과 관련해 김 의원은 KT 내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할 수 없고 공소 기각이나 무죄 판결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 전 회장 측도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이 회장은 김 의원 딸 채용 과정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