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위기 닥쳐오는데 무역투자회의 한 번도 안했다니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제1호 공약은 일자리 창출이었다. 취임 이후 첫 업무지시는 일자리위원회 설치였고 여민관 집무실에는 각종 고용지표를 담은 일자리 상황판이 설치됐다. 일자리 창출에 그토록 열성적이던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이후 일자리위원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대통령이 매일 일자리 상황을 점검한다는데 지금까지 모두 12차례 열린 일자리위원회 중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는 네 번에 불과했다. 역대 대통령이 꾸준히 챙겨온 무역투자진흥회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수출은 9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고용사정은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만들어낸 질 낮은 일자리 외에는 모조리 줄어들 정도로 나빠졌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와 혁신성장보고대회에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지 오래됐다.


이 정부 출범 이후 우리 경제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갈수록 악화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10월 전망치는 97.2로 17개월 연속 100선에 미치지 못했다. 부문별로 내수·수출·투자·자금·고용 등 모든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통령이 중요한 경제 관련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대통령 스스로 “우리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렵지 않다고 인식하니 경제 관련 회의를 주재하며 민관을 독려할 필요도 없고 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니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할 이유도 없다. 그러니 30일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 참석해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를 재차 거론하며 평화 타령이나 늘어놓고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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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의 모든 경제지표는 빨간 불이 들어와 있다. 이제껏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디플레이션이 문 앞에 와 있다. 대통령부터 낙관적 인식을 접고 우리 경제가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제대로 챙겨야 한다. 시작은 이미 실패한 것으로 드러난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바꾸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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