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北 핵포기 않을 것” 볼턴 경고 새겨들어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30일 “북한이 결코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전략문제연구소(CSIS)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서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국제평화·안보에 가하는 위협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면 핵기술을 전파할 수 있다며 이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새로운 방법론’을 거론하며 북한 달래기에 나서는 데 대한 우려 표명이다.


최근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볼턴 전 보좌관의 경고는 새겨들을 만하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방법론’을 거론하자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명한 결단’이라며 환영했다. 대선용 업적이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이 유화 제스처를 취하자 이를 기회로 삼아 양보를 얻어내려는 계산이다. 실제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30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핵화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기회의 창이냐 위기 재촉이냐는 미국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을 압박했다. 북한은 트럼프의 조바심을 이용할 궁리만 하지 비핵화에는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재선에 목을 매고 있는 트럼프가 북한에 어떤 양보를 할지 모른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군축 대표가 얼마 전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하고 싶어 유연성을 발휘하면 북한이 오판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을 정도다. 이럴수록 우리는 냉철한 상황인식을 가져야 한다. 북한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미국에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 입장을 명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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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를 넘어 지금 동북아 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중국은 1일 건국 7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 열병식을 여는 등 힘을 과시했고 일본도 재무장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세력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 틈바구니에서 우리 안보를 지키는 길은 분명하다.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북한 비핵화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여기에 더해 자주국방 능력을 갖춰야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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