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김비오(29)가 ‘손가락 욕’ 파문으로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가운데 일각에서 징계가 과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주로 외신을 통해서다.
미국 골프닷컴은 지난달 29일 경기 중 논란이 된 장면과 1일 나온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상벌위원회의 징계 내용을 소개하며 “무릎을 꿇고 한 눈물의 사과도 충분하지 않았다. 이번 중징계는 KPGA의 에티켓 관련 룰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나 유럽 투어의 그것과 비교해 상당히 엄격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02년 PGA 투어 메이저대회 US 오픈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악성 팬에게 가운뎃손가락을 들었지만 징계를 받지 않은 일을 예로 들었다. 가르시아는 최근 유럽 투어 대회에서 그린을 수 차례 망가뜨리고 벙커를 웨지로 내리쳤지만 해당 대회에서 실격했을 뿐 추가 징계는 없었다. 김비오는 다운스윙 중 휴대폰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 버튼을 누른 갤러리 쪽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인 뒤 드라이버로 티잉그라운드를 내리찍었다.
골프닷컴은 올해 최고 메이저 마스터스에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퍼트를 놓친 뒤 홀 방향으로 가운뎃손가락을 든 일도 소개하면서 “PGA와 유럽 투어에서는 욕설을 내뱉고 클럽을 던지거나 무릎을 이용해 부러뜨리더라도 징계를 받는 일은 드물다”고 덧붙였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도 “투어 프로가 가운뎃손가락을 쓰는 일은 매우 드물지만 그로 인해 무거운 징계를 받는 것 또한 아주 드물다”며 “지난 8월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는 경기 중 퍼트를 놓치고 홀 쪽으로 손가락 욕을 했는데 그다음 대회에 멀쩡히 출전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두 매체가 예로 든 플리트우드와 그리요는 김비오처럼 갤러리에게 위협을 가하지는 않았다.
한편 PGA 투어 선수인 재미동포 케빈 나도 KPGA의 이번 징계에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내가 아는 김비오는 아주 성실한 선수다. 그가 저지른 행동은 잘못됐지만 자격정지 3년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