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장애로 잊었던 꿈, 드론 통해 되찾았죠"

장애인관광협회 교육과정 운영

수강생 8명 중 5명 필기 합격

조종 실력도 일반인 못지않아

자격증 취득 후 취업까지 추진

신상경씨가 지난 1일 서울 강동구 한강드론공원에서 드론을 날리고 있다./사진제공=한국장애인관광협회신상경씨가 지난 1일 서울 강동구 한강드론공원에서 드론을 날리고 있다./사진제공=한국장애인관광협회



지난 1일 서울 강동구 한강드론공원,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 신상경씨 앞에 소형 드론이 날고 있었다. 신씨가 휴대폰 화면을 터치하자 드론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자유롭게 움직였다. 드론 밑에 장착된 카메라에서는 동영상이 실시간 촬영되고 있었다.

한국장애인관광협회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드론 크리에이터 교육을 수강하고 있는 신씨는 이날 처음 야외에서 드론을 날렸다. 사고로 휠체어를 타기 전 건축 업계에서 일했다는 신씨는 “드론 필기시험도 합격했다”며 “드론 자격증을 따서 드론으로 건축물을 3차원 촬영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일자리가 유망 직업으로 분류되는 시대 흐름에 맞춰 장애인이라 힘들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장애인 드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다.

홍서윤 협회 대표는 2일 “인공지능(AI)·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이 장애인에게만 먼 이야기가 될 수는 없다”며 “장애인도 충분히 드론을 운전해 취업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함정균씨가 지난 1일 서울 강동구 한강드론공원에서 드론을 날리고 있다. 장애인 관련 콘텐츠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함씨는 향후 드론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꿈이다. /사진제공=한국장애인관광협회함정균씨가 지난 1일 서울 강동구 한강드론공원에서 드론을 날리고 있다. 장애인 관련 콘텐츠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함씨는 향후 드론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꿈이다. /사진제공=한국장애인관광협회


협회는 6월부터 장애인 10명을 대상으로 드론 콘텐츠 크리에이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장소까지 교통 문제 등으로 중도 포기한 2명을 제외하고 수강생 8명 중 5명은 드론 자격증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대부분 손발이 불편해 전동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이지만 드론 운전 실력은 수준급이다.


실제로 1일 첫 야외 실습에 나선 장애인들은 드론 운전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고 입을 모았다. 신씨는 “지체장애인이다 보니 나조차도 손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드론을 날릴 거라고 생각 못했다”며 “드론을 날리면서 장애인이라고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하기보다 일단 해봐야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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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휠체어를 타는 이재인씨 역시 “처음에 드론 배운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쓸데없는 교육이다’ ‘손도 불편한 네가 어떻게 하겠냐’는 말을 들었다”며 “드론을 날리며 휠체어에 보는 한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사물을 볼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자유자재로 손을 움직이기 어려운 탓에 장애인이 날리는 드론의 사고 위험이 더 클 것 같다는 것도 기우다. 이석신 한국무인항공교육원 원장은 “손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맞춰 드론 컨트롤러 스틱에 보조 막대 등을 설치하면 장애인도 충분히 드론을 운전할 수 있다”며 “두 달간 드론의 비행 원리와 안전교육을 진행한 만큼 안전교육 없이 그냥 장난감처럼 드론을 날리는 비장애인보다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장애인이 자유자재로 드론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협회는 일자리로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애인 수강생들이 실기시험을 통과해 드론 자격증을 따야 한다. 홍 대표는 “실기시험 비용만 300만원에 달하는 등 비용 부담이 커 실기시험 지원 방안 등을 찾고 있다”며 “드론으로 농약을 뿌리거나 측량하는 일, 주차 단속하는 일 등은 장애인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만큼 드론 관련 일자리 취업까지 성공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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