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회사와 여권 전직 보좌진 출신들은 1조7,000억원 규모의 서울시 지하철 ‘5G 플랫폼’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광역지자체 통신 인프라를 노린 것으로 파악됐다.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사업을 위해 지하철과 역사는 물론 전국 버스의 5G망까지 확장하는 계획을 세웠다. 전국 공공 교통망을 장악해 매출을 가늠할 수 없는 ‘5G 재벌’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2일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확보한 피앤피플러스가 미래에셋대우에 제안한 사업계획서의 ‘사업 추진 모델·전략 방향’에 따르면 ‘5G 서비스 네트워크&플랫폼’ 사업은 서울시에 더해 전국 광역지자체가 대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계획서는 본사업 전개 방향에 서울시를 시작으로 수도권과 인천·부산과 대구·광주·대전·울산 등 전국 광역지자체는 물론 중국과 태국, 러시아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단순히 서울시 1~9호선 역사와 지하철 내 초고속 와이파이망 구축 사업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전국 단위의 사업이었다는 것이다.
조 장관 일가의 펀드로 불리는 ‘블루코어밸류업1호’는 지난 2017년 8월 가로등점멸기 회사 웰스씨앤티를 인수, 이 회사가 2018년 6월 피앤피플러스에 25억원의 투자를 확약하며 이 5G 사업에 참여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 사업에 1,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조건부 확약서도 썼다. 계획서상 서울시 지하철 5G 사업만 10년간 매출이 1조7,488억원, 영업이익은 4,471억원에 달한다.
이 사업에는 서비스 대상도 지하철에 더해 버스, 기타 시설까지 확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공공 교통망 5G 인프라를 토대로 플랫폼을 만들어 어학강의와 동영상·웹툰·쇼핑 등을 하는 현재의 ‘네이버’와 유사한 사업이다. 사업이 전국 단위로 커졌다면 매출은 서울시 기준 1조7,488억원을 넘어 몇 배로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컨소시엄은 2018년 7월 자회사 메가크래프트를 통해 친여권 인사가 수장으로 있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버스 공공와이파이 사업에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가 되기도 했다. 당시 메가크래프트는 국내 2대 통신사 중 하나인 KT를 제치고 선정됐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사업자에서 탈락한 이유가 장비 등 기술력 부족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윤상직 한국당 의원은 “이 버스 사업은 77억원 규모로 알려졌는데 내부 문건에 따르면 445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국내를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을 계획했지만 결국 꿈은 무산됐다. 피앤피플러스와 자회사 메가크래프트가 추진하던 전국 지하철 및 버스 5G 플랫폼 사업 계약이 모두 취소되면서다. 한국정보화진흥원과 메가크래프트는 기술 협상이 결렬됐고 지난해 11월 KT가 최종 계약을 따내며 추진하던 사업이 무산됐다. 계약이 취소되자 모회사인 피앤피플러스는 “대기업 KT가 갑질을 부렸다”며 국회에 민원을 넣기도 했다.
피앤피컨소시엄이 따낸 서울시 지하철 5G 사업 역시 올해 5월 취소됐다. 서울교통공사는 기간통신사업자 자격을 비롯해 기술, 비용 등 여러 가지 필요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김선동 한국당 의원은 “기술력도 없는 회사들이 어떻게 공공 교통망을 기반으로 조 단위의 수익을 올리는 5G 플랫폼 사업자에 선정됐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