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일 오전 동해 원산만 수역에서 새 형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3일 국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혔다. 또 북한은 “외부세력의 위협을 억제하고 나라의 자위적 군사력을 더한층 강화하는 데서 새로운 국면을 개척한 중대한 성과”라고 주장했다. 다만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에서는 잠수함이 아닌 수중발사대에서 미사일이 발사된 것으로 분석돼 아직 신형 잠수함 건조는 완성 단계가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북한은 SLBM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을 의도적으로 공개하는 등 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SLBM 발사 소식을 전하면서 “새 형의 탄도탄 시험발사는 고각발사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고각발사를 강조한 까닭은 실제 제원상의 사거리가 더욱 길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전일 우리 군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비행거리는 450㎞였다.
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북극성-3형의 사거리를 2,000㎞ 이상으로 추정했다. 또 이번 시험 발사로 끝내지 않고 사거리를 3,000㎞ 이상으로 늘리는 성능 보완 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관측했다. 북한에서 미국 알래스카까지의 거리는 5,000여㎞, 서부 연안까지는 8,000여㎞임을 고려하면 잠수함을 이용해 태평양으로 은밀히 이동한 후 SLBM을 쏠 경우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할 수도 있다. 북미협상 재개 직전 극적으로 SLBM을 쏴올린 배경에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적 계산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같은 맥락에서 북극성-3형이 촬영한 지구 사진을 공개한 것 역시 미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의 공개 사진에서 잠수함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7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잠수함 건조 현장 시찰에 나선 행보가 외부에 공개됐었다는 점에서 신형 잠수함 진수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이번 발사에는 수중 발사대가 이용된 것으로 사진상 확인됐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발사 지점 바로 옆에 바지를 끄는 선박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는 실제 잠수함이 아닌 시험발사용 바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현장에서 직접 참관하지 않은 점도 주목했다. 김 교수는 “북미 회담을 앞두고 대화의 판까지는 깨지 않으려고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