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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뒤안길]그림 속 부처님의 비밀을 찾다

국보 제301호로 지정된 전남 구례군 화엄사의 영산회괘불탱(靈山會掛佛幀). /사진제공=문화재청국보 제301호로 지정된 전남 구례군 화엄사의 영산회괘불탱(靈山會掛佛幀). /사진제공=문화재청



괘불(掛佛)은 사찰에서 특별한 법회나 의식에 걸도록 제작된 대형불화로 크기가 수m에서 수십m에 달한다. 규모도 놀랍지만 다양한 부처님과 화려한 문양, 정교한 색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워낙 커서 이동과 취급이 쉽지 않다. 괘불함에 장기간 보관된 경우가 많아 상태 파악이나 정밀조사도 어렵다 보니 그림에 담긴 정보를 알기 어려웠다.


지난 2015년부터 10년간 대형불화 과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림의 미술사적 양식이나 기록 등을 중심으로 파악하던 정보를 과학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괘불의 그림은 다양하다. 가운데 부처님을 중심으로 좌우 협시보살, 승상, 아난타가 위치하고 주변은 화려한 문양과 장식으로 가득하다. 제작에 사용된 안료는 분석으로 원료를 밝혀내고 바탕 직물은 현미경으로 파악한다. 그림을 손상시키는 미생물도 분석하고 혹시나 바탕에 밑그림이라도 있을까 적외선 조사도 한다. 이전에 보존처리를 했다면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그림이 박락된 부분은 어떻게 처리했는지도 볼 수 있다. 안료 분석을 해보면 같은 색이라도 원료가 다를 수 있어 화기(畵記)에 적힌 연대와 비교하면서 사용 안료의 흐름을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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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이미 문화재 속으로 깊이 들어와 있다. 문화재 지정을 위한 과학조사부터 괘불처럼 중요한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거나 연대 판정 등 우리가 몰랐던 정보를 제공한다. 4차 산업과 신기술이 발전한다면 앞으로도 더 많은 분야에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제는 그림속의 부처님을 본다면 그 위엄과 화려함에 경외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부처님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다’고 큰소리칠 수 있지 않을까.
/유재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장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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