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전투 당시 실종됐다가 69년 만에 고향의 부모님 묘소 곁으로 돌아오게 된 한국전쟁 미군 전사자 2명의 사연이 현지 방송을 통해 소개됐다.
CNN방송이 2일(현지시간) 조명한 주인공은 육군 상병 제리 개리슨(당시 21세)과 병장 제럴드 버나드 래이매커(〃)다. 이들은 북한이 지난해 7월 미국에 전달한 55개의 박스에 들어 있던 미군 유해에서 신원이 확인됐다. 개리슨 상병은 아칸소주 러마 출신으로 장진호전투가 한창이던 지난 1950년 12월2일 실종이 보고됐다. 부대가 후퇴하던 도중 공격을 받아 이후 소식이 끊어졌다가 북한이 미국에 돌려보낸 미군 유해 중 개리슨의 유해가 포함돼 이제야 사망이 확인된 것이다. 오빠의 소식을 모른 채 85세가 된 앨리스씨는 “그가 집에 돌아오다니 그저 자랑스럽다. 이렇게 돌아오기를 바란 것은 아니지만 아무 것도 없는 것보다 낫다”면서 오는 22일 장례식을 치르고 부모님 곁에 오빠를 묻어주려 한다고 했다.
래이매커 병장도 장진호전투 중이던 1950년 12월6일 공격을 받고 중상을 입었고 다른 병사가 그를 건초더미에 숨겨줬으나 이후로는 행방을 알 수 없었다. 래이매커는 뉴욕주 던커크 출신으로 역시 실종 당시 21세였으며 9명의 형제자매가 있었다. 조카 달린 쿨리씨는 CNN방송에서 “아빠가 늘 얘기를 하셨고 그리워하셨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고 싶어 하셨다”고 말했다.
쿨리씨는 “삼촌이 드디어 집에 돌아오게 돼서 가족들이 그저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할머니는 삼촌을 찾으면 고향에 묻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면서 19일 래이매커가 어머니 곁에 묻힐 것이라고 전했다.
CNN방송은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을 인용, 북한이 미국에 건넨 55개의 상자에서 35∼40명의 미군 전사자 신원이 확인됐으며 상자에 몇 명의 유해가 들어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장진호전투는 1950년 11월26일부터 12월11일까지 함경남도 장진 일대에서 혹한 속에 벌어진 전투로 유엔군 약 1만7,000명, 중공군 약 4만8,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