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파울러 미국 버지니아커먼웰스대(VCU) 의대 폐질환·중환자의학과 교수팀이 지난 2014년 9월~2017년 11월 7개 의료기관에서 패혈증으로 급성 호흡곤란증후군(ARDS)이 나타나 중환자집중치료실에서 치료받은 167명(평균 55세, 39~70세)을 2개 그룹으로 나눠 진행한 임상연구 결과다.
환자 가운데 83명에게는 포도당 5% 수액을, 84명에게는 체중 1㎏당 50㎎의 비타민C를 섞은 수액을 6시간 간격으로 총 16회 정맥 투여했다.
그 결과 비타민C 수액 투여군은 △4주 사망률이 30%(25명)로 수액 투여군의 46%(38명)보다 꽤 낮았고 △4주 동안 중환자집중치료실 입원기간이 평균 7일, 60일 동안 총 입원기간이 평균 15일로 수액 투여군(10일, 22일)보다 각각 3일, 1주일 짧았다. 다만 치료 시작 4일 후 장기(臟器)가 제 기능을 못하는 장기부전 위험은 두 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비타민C 수액 투여군에서 생존율 향상, 입원기간 단축 효과가 나타난 이유에 대해 파울러 교수는 “혈중 비타민C 농도가 3,000배까지 높아져 강력한 항염증 및 혈관손상 억제 기능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예비연구 결과는 고무적”이라며 “(미국의) 중환자집중치료실에서 패혈증 환자를 돌보는 데 매일 수만달러가 드는데 비타민C 집중투여가 중환자집중치료실을 포함한 병원 입원기간을 줄여 의료비 절감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170만명 이상의 성인에게 패혈증이 발생해 27만~30만명이 사망한다. 패혈증 환자에게 들어가는 연간 병원 비용은 277억달러(2013년)에 이른다.
패혈증은 세균이 폐(폐렴)·콩팥(신우신염)·피부(연조직염·욕창)·쓸개(담낭염)·복막(복막염) 등을 통해 혈액 안으로 침범해 염증 반응을 일으켜 발열, 빠른 맥박, 호흡수 증가 등을 초래한다. 오염된 어패류를 생으로 먹거나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해 감염되는 ‘비브리오패혈증’도 그중 하나다. 심하면 의식이 흐려지고 저혈압 쇼크, 심각한 장기 기능장애 등을 유발한다. 병원 응급실 사망의 주된 원인 중 하나다. 체온, 맥박 및 호흡 횟수, 혈압, 백혈구 수치 등을 종합해 진단하며 전용 치료제가 없다. 감염 부위를 찾아내 항생제를 투여하고 환자의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각 신체 조직에 혈액과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는 식으로 치료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패혈증 진료인원은 6만9,000여명, 진료비는 1,983억원에 이른다.
비브리오패혈증은 혈중 백혈구의 50~60%를 차지하는 호중구가 독성물질인 사이토카인을 방출(급성 염증 반응)해 세균을 죽이는 과정에서 세균의 독소가 과도한 사이토카인 방출을 유도하는 게 주요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