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책꽂이-인간의 흑역사]인류가 저질러온 '화려한 실패들'

■ 톰 필립스 지음, 윌북 펴냄




지적인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사피엔스’에서 진화한 인간이건만 똑똑하다고 불렸던 인간의 역사는 그렇게 낭만적으로 위대하지만은 않다. 지금의 발전상이 눈부시기는 하나 그 이면에 숱한, 반복적인 실패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탈리아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단위를 틀려 지구 크기를 아예 잘못 알고 있었다. 카스피아 서쪽의 이슬람 제국 호라즘이라는 나라는 칭기즈칸이 보낸 편지를 잘못 읽고 오해해 모욕을 줬다가 지도에서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스코틀랜드의 무역상 윌리엄 패터슨은 식민지 건설로 국민들에게 그릇된 허영을 불어넣었고 국부의 반을 날려버렸다. 이른바 지적인 인간의 흑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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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인간의 흑역사’라는 책을 통해 인류가 그간 저질러 온 대실패의 기록을 펼쳐 보인다. 예술·문화·과학·기술·외교 등 10개의 주제로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소개했다. 인간의 뇌가 원래부터 실수에 취약하게 만들어졌다는 얘기를 서두에 배치해 ‘위로’하며 시작되지만 사연들은 하나같이 기막히고 부끄럽다. 저자는 영국인이라 식민주의에 앞장선 영국을 통렬하게 비판하지만, 100년 남짓한 기간에 급성장한 오늘날 한국이 봐도 뜨끔할 실수들이 제법 있다. 인류의 낯부끄러운 실패사 속에서 희망의 실마리를 찾으라는 게 책의 교훈이다. 1만4,8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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