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추세츠공대(MIT)는 인공지능(AI)에 1조원을 투자하는데 우리는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말 그대로 ‘혁명’에 가깝습니다. 혁명에 걸맞은 준비를 하겠습니다.”
취임 한 달째를 맞이한 김무환(사진) 포스텍 총장이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한국과학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언급하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김 총장은 “2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전기인데 우리나라는 이 전기가 싸고 풍부했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고 3차 산업혁명에서도 다른 나라보다 빨리 통신망을 구축해 선두에 섰다”면서 “그 관점에서 볼 때 4차 산업혁명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중국보다 늦다”고 지적했다.
그 원인에 대해 김 총장은 MIT가 AI에 1조원을 투자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인데 이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수 인재들이 외국으로 유출돼 교수 영입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김 총장은 “파격적인 연봉은 다른 대학과 위화감이 있을 수 있어 할 수 없고 보람 있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면서 “AI를 스마트시티나 스마트캠퍼스 등에 적용할 수 있게 해 연구자들에게 도전의식을 주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매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포스텍이 다른 대학들보다 규모가 작아 새로운 변화를 빨리 적용하고 가장 먼저 나서서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인재 확보뿐 아니라 ‘학과 간 융합’도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3월 개원 예정인 포스텍 AI 대학원이 핵심으로 내세운 ‘AI+X’에 대해 언급하며 “컴퓨터공학과를 중심으로 AI의 핵심을 구성하고 각 학과에서 브리지 역할을 해줘야 한다”면서 “AI+X에서 X에 해당하는 것이 다른 학과들이기 때문에 이 조직들을 유기적으로 묶어 같이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X를 하는 모든 교수님이 한곳에 모여 논의하고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김 총장은 많은 교수가 정년퇴직을 앞둔 상황에 대해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5년 내 교수 80분이 은퇴하고 그분들을 대신할 새로운 100분을 모시려고 한다”면서 “지금 교수 중 60대가 많고 30대가 적은데 새롭게 30대를 모시면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