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가 약진하며 현대차·기아차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일본차 불매운동의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따르면 9월 국내 승용차 신차 판매는 11만8,895대로 전년 동월 대비 8.9% 늘었다. 국내 완성차 5개사가 9만8,691대, 수입차 브랜드가 2만204대로, 각각 7.4와 17.3%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4만982대와 3만8,480대로 점유율이 66.9%에 달했다. 벤츠는 한국지엠(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산 완성차를 제치고 판매 7,707대(6.5%)를 기록하며 현대·기아차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벤츠 판매는 지난해 동월보다 296.7% 치솟으며 지난해 3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벤츠에 있어 한국은 이미 지난해 중국, 미국, 독일, 영국 다음으로 큰 5위 시장이 됐다.
평균 가격 7,000만원대인 벤츠 E클래스는 올 들어 8월까지 2만6,279대가 판매됐고 9월에도 E300(1,883대)과 E300 4MATIC(1,210대)이 수입차 최다판매 모델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두 모델에 경유차인 E220d와 E220d4MATIC을 더하면 3,595대로 제네시스 브랜드(3,579대)와 비슷하다.
벤츠 뒤로는 르노삼성차(7,311대), 쌍용차(7,275대), 한국GM(4,643대), BMW(4,249대) 순이었다. 특히 한국GM과 쌍용차는 9월 판매가 1년 전보다 33.3%와 5.4% 줄었다.
수입차 중에선 일본차가 불매운동 영향을 고스란히 받으며 9월 판매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줄었다. 이런 반사효과가 더해지며 독일계 브랜드는 9월 판매가 1만4,297대로 1년 전보다 62.7% 뛰었다. 지난달 국내 승용차 신차 8대 중에 1대가 벤츠와 BMW, 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계 브랜드였다. 독일계 경유차가 배출가스 조작과 차량 화재 등으로 신뢰를 잃으면서 올해 상반기에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운 렉서스 등 일본차가 역대 최대 판매기록을 세웠지만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BMW의 판매 증가율이 107.1%다. 환경규제 강화와 관련해 본사 인증이 늦어지며 한동안 판매대수가 0이던 아우디는 지난달 1,996대로 수입차 중 3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