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거리정치 폭주에 野 “베네수엘라 남일 아냐”

한국당 '베네수엘라 리포트'

지난 5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수류탄을 던지는 등 격한 무력 시위에 나서고 있다. /카라카스=AFP연합뉴스지난 5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수류탄을 던지는 등 격한 무력 시위에 나서고 있다. /카라카스=AFP연합뉴스



거리 정치가 제동 없이 폭주하는 상황에 일각에서는 베네수엘라와 페루, 아르헨티나처럼 극단적 정치 대립이 사회 혼란과 경제 위기로 이어지는 사례들이 반면교사처럼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대의민주주의를 무시하고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앞세우는 문재인 대통령을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비교하기도 했다.


6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당은 ‘베네수엘라 리포트’를 발간해 “문재인 정부의 각종 정책이 남미의 부국이자 정치 선진국이었던 베네수엘라를 지금의 상황으로 만든 마두로 정부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공통점으로 ‘아군과 적을 구별 짓는 이분법적 정치 언어’를 꼽았다. 리포트는 “차베스 전 대통령은 다양한 정치세력 간의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정치보다 반대파를 악으로 규정하며 자신의 편을 규합하고 그를 바탕으로 선거를 통한 다수의 절대 권력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정권은 적폐·친일 청산의 프레임 하에 과거 정부를 감성적으로 공격하고 국회의 대의민주주의 기능을 무시하고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앞세우는 선전선동을 전개한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는 현재 마두로 정권의 폭정에 반발한 시민들의 반정부 집회로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진 상황이다. 야당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칭하며 유엔총회에 참석해 ‘한 나라 두 대통령’이 자리에 함께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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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립으로 인한 페루의 상황도 극단적이다. 페루는 지난 2일 대통령이 ‘의회 해산’ 명령을 내리며 정국이 격랑 속에 빠졌다. 마르틴 바스카라 대통령이 부패 척결을 원하는 여론을 등에 업고 이 같은 조치를 하자 야당 의원들은 “쿠데타”라며 반발한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증시가 하루 만에 38% 폭락하는 경제 악재에도 정치권이 이를 수습하기는커녕 위기를 부채질하는 모습을 보였다. 8월 대선 예비선거에서 친시장주의자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낙선하고 야당인 페론당의 페르난데스 후보가 당선이 유력시되자 ‘좌파 포퓰리즘 정권’이 복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마크리 대통령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의 예시”라며 페르난데스 측이 경제정책 공약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페르난데스 후보는 “지금 아르헨티나가 겪고 있는 고통에 책임이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마크리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김인엽·노현섭기자 inside@sedaily.com

김인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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