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메리츠 나와"...펫보험 왕좌 넘보는 삼성

"시장 태동기...승산 있다"

고양이 전용 펫보험 이어

다이렉트 상품까지 내놔




삼성화재가 고양이 전용 펫보험을 출시하며 95%에 달하는 점유율로 펫보험 시장을 선점한 메리츠화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고양이 보험은 1위인 메리츠화재조차 판매 건수가 2,000건에 불과하고 시장 규모도 20억원이 채 안 될 정도로 이제 막 태동한 시장이어서 승부를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8월 고양이 전용 펫보험인 ‘애니펫’을 출시한 데 이어 이날 다이렉트 전용 캣 보험을 잇따라 출시했다. 고양이 전용 보험으로는 4월 메리츠화재가 출시한 ‘펫퍼민트 캣’ 보험에 이어 업계 두 번째다.


업계에서는 장기 인보험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는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가 펫보험 시장에서도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양사 모두 펫보험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양사가 펼치는 전략은 정반대다. 삼성화재는 신중론에 가깝다. 리스크를 정확하게 측정할 만한 반려동물 관련 통계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데다 의료 수가 체계 등 관련 인프라 정비가 미비하다고 판단, 보험기간이 1~3년에 불과한 순수보장성 일반보험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동물 전용 장기보험을 출시하며 공격적으로 가입자를 유치해왔다. 그 결과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판매 규모는 112억원에 달하지만 삼성화재는 10분의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펫보험 시장의 성장이 더딘 배경에는 비싼 보험료 부담 대비 보험금을 받기 어렵다든지, 보험금 지급 횟수가 높으면 재가입이 어렵다는 식의 펫보험에 대한 반려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며 “인보험 못지않게 보험금을 안전하게 지급 받을 수 있다는 신뢰가 쌓이고 관련 통계가 충분히 축적돼 적정 보험료 측정이 가능해진다면 펫보험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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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의 경쟁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우선 올 하반기 예정돼 있던 펫보험 관련 인프라 구축이 줄줄이 지연된 영향이 크다. 신용정보원이 올 3·4분기까지 반려견주의 주민번호를 활용해 펫보험 중복가입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지만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하면서 발목이 잡혔다. 여기에 보험개발원이 5개 손보사와 협력해 동물보험 진료비 자동청구시스템을 개발했지만 현대해상·DB손보 등 구축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각사 내부 시스템과 연동하는 작업이 줄줄이 지연되면서 상용화 시기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려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펫보험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커졌지만 병원별로 천차만별인 의료 수가 문제나 동물 개체 확인을 위한 동물 등록제 등 관련 제도 미비가 성장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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