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등 고소득사업자가 지난 5년간 5조5,000억원이 넘는 소득을 숨겨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881명이 1인당 평균 14억4,000만원을 은닉했고 신고 소득(1조1,066억원)보다 감춘 소득(1조2,703억원)이 더 많았다. 벌어들인 소득의 상당 부분을 탈세를 목적으로 숨긴 것이다.
7일 국세청이 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유형별 고소득사업자 세무조사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 5년간 고소득사업자 4,586명이 5조5,743억원의 소득을 숨겨 신고했다가 세무조사에서 적발됐다. 이들이 신고한 소득은 6조3,649억원으로 신고하지 않아 적발된 금액과 규모가 비슷했다.
업종별로는 지난해 변호사·세무사·의사 등 전문직 88명이 929억원을 숨겨 1인당 평균 10억6,000만원을, 음식점, 숙박업 등 현금수입업자 83명은 1인당 12억원 꼴인 438억원을 감췄다. 또 부동산임대업 등 서비스업 및 기타업종에서 710명이 1조781억원을 숨겨 1인당 15억2,000만원을 감췄다. 신고소득 대비 숨긴 소득은 현금수입업종이 993억원으로 신고소득 438억원의 2.3배 기타업종이 1조781억원으로 신고소득 9,044억원의 1.2배 수준이다.
전체 소득에서 신고하지 않은 소득 비중을 뜻하는 소득적출률은 지난해 전체 고소득사업자의 경우 53.4%였다. 업종별로는 현금수입업종이 69.4%로 가장 높았고 기타업종 54.4% 전문직 37.0%이 그 뒤를 이었다. 고소득사업자 1인당 미신고 소득을 연도별로 보면 2014년 11억6,000만원에서 2018년 13억7,000만원으로 증가해 소득 탈루 문제가 여전했다.
심 의원은 “‘유리지갑’으로 소득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근로소득자들과 달리 고소득 사업자의 소득 탈루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부동산 임대업자와 전문직 등 고소득사업자의 고질적 탈세 행위에는 엄정한 세무조사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