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기술 관련 공적평가 및 연구 기관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기관장의 과다한 해외 출장, 연구와 상관없는 ‘포켓몬 인형’ 구입 등 각종 문제로 특별감사에서 경고 조치 등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제출받은 ‘2019년 보건복지부 특별감사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연구원은 보건복지부 특별감사에서 임직원 외부활동 운영 부적정, 기관운영 부적정, 해외출장 운영 부적정, 외·내부 연구수행 부적정, 연구비 부당사용, 연구윤리 위반 등 총 10개 항목으로 처분요구를 받았다.
복지부는 지난해 국정감사 지적 내용을 바탕으로 올해 7월 연구원에 대해 특별감사를 했다. 이영성 보건의료연구원장은 2016년 10월 취임 이후 2018년 말까지 27개월 동안 2달에 1번꼴로 총 13번 해외 출장을 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일부 연구원은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포켓몬 인형, 여행용 네임택, 보조배터리, 텀블러, 핸드폰 강화유리필름,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연구비로 구매하고 명세서에는 문구류를 산 것처럼 허위 보고했다가 환수 명령과 함께 징계를 받았다.
임직원의 외부강의 등 외부활동도 도마 위에 올랐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한 해 평균 임직원 54명이 총 1,298건(1인당 8건)의 외부활동에 나서, 1인당 평균 175만원의 대가를 받았다. 이 중에는 담당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외부활동에 작년 한 해 41번 참여해 1,078만원을 벌어들인 직원도 있었다.
특별감사를 한 복지부는 연구원 조직과 운영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혁신위원회 운영 등을 통해 개선방안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연구원은 현재까지 혁신위를 구성조차 하지 못했다.
정 의원은 “연구원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혁신방안이 나와야 하지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기관장이 혁신위 구성에 소극적인 것 같다”며 “복지부는 능력 있는 새 기관장을 조속히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