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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뒤안길]가야고분서 나온 삼국시대 유일의 방울

보물 제2019호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 /사진제공=문화재청보물 제2019호 ‘부산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 /사진제공=문화재청



“와, 이것 좀 봐요!”


1980~1982년 진행된 부산 복천동 22호분 발굴 당시, 흙 속에 파묻혀 있던 청동방울을 발견하는 순간 고고학자들은 이런 탄성을 질렀다고 한다. 이유는 고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청동제 방울은 여러 점이 알려져 있으나 삼국시대, 특히 가야시대 유물로는 당시까지 발견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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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부터 김해 대성동 고분, 고령 지산동 고분 등 옛 가야의 고분들이 속속 발굴됐지만 복천동 고분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유일한 방울 ‘칠두령(七頭鈴)’의 위상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청동칠두령은 4~5세기 가야의 최고 수장급이 사용한 유물이다. 청동을 녹여 속이 빈 상태로 본체와 7개의 방울을 만든 형태다. 자루에 나무로 손잡이를 끼워 사용했다.

보물 지정조사를 하면서 엑스선 투과시험을 해보니 일부 방울 안에서 작고 매끈하게 정돈된 돌들이 확인됐다. 소리가 어떨지 매우 궁금했지만 가끔 구르며 청동표면에 부딪힐 때 나는 경쾌한 소리가 이 방울을 흔들며 권력을 과시했던 가야 수장의 모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복천동 22호분 출토 청동칠두령’은 동아시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독특한 형태, 가야시대 의례와 공예문화를 대표하는 유물로서의 가치가 인정돼 3월 보물 제2019호로 지정됐다. 베일에 싸인 왕국으로 불린 가야의 신비로움을 벗기고 실체에 다가갈 수 있게 해줄 또 다른 ‘보물’이 기다려진다.
/황정연 문화재청 학예연구사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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