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11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문재인 정권 사법농단 규탄’ 현장 국정감사대책회의를 열고 사법부를 규탄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가운데 향후 검찰이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법부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이날 “법원이 증거인멸 등 발부 사유가 명확한 조 장관 동생의 영장을 기각한 것은 ‘사법농단’”이라고 주장하며 “문재인 정권이 검찰에 이어 사법부까지 장악해 ‘좌파독재’의 화룡점정을 찍으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저도 한때 법복을 입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사법부 출신으로 이 자리에 오고 싶지 않았다”며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 자유·평등·정의가 짓밟혔다. 오늘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라고 비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영장을 기각한 명재권 판사를 “80년대 주사파·좌파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586 판사”라고 표현하며 “명 판사에게 묻고 싶다. 당신과 법원 내 좌파 이념에 경도된 사람들이 죄 많은 조국 일가와 문재인 정권을 지켜내 무엇을 이루려는가”라고 반문했다.
‘문재인 정권 사법 장악 저지 및 사법부 독립 수호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은 “영장이 기각된 날은 대한민국 사법부 치욕의 날이자 사법부 통탄의 날, 통곡의 날”이라며 “명 판사는 영장을 기각한 법원 내부 기준이 어떤 것이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 의원은 회의 후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을 15분간 면담하고 영장 기각에 대해 항의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조 행정처장은 “사법 행정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갖고 “유례없는 사법파괴, 사법장악 시도와 함께 법원이 코드 인사로 법원의 신뢰와 사법부 독립을 하루 아침에 무너뜨린 점을 한국당이 ‘사법백서’로 작성해 두고두고 치욕으로 남기겠다”고 밝혔다.
대법원 앞 현장 국감대책회의에는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 등 의원 17명이 검은색 상복을 입고 참석했다. 의원들은 ‘조국의 사법 농단’, ‘사법 치욕의 날’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현장 회의장 앞에는 명재권 판사의 실명과 함께 명 판사가 과거 영장을 발부한 사례(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와 기각한 사례(코링크PE 대표, 웰스씨앤티 대표 등)를 명시한 대형 피켓도 있었다.
아울러 윤석열 검찰총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폰서 윤중천 씨 별장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도 거론됐다.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본질은 ‘물타기’라고 본다”며 “더이상 물타기 하지 말고 모든 사안에 대해 특검으로 가야 한다. 이 정권의 비열함에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조국 일가를 살리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는데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라며 “왜 이 시점에 윤 총장 관련 이런 얘기가 나오겠나. 정 문제가 있다면 특검을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윤 총장을 둘러싼 논란을 두고 페이스북 글에서 “윤석열은 1991년 임관이어서 김학의 사건 무렵 초임 부장급 검사에 불과한데, 그때 차장검사급 이상의 대접을 받았다는 것인가”라며 “조국 전 민정수석이 검찰총장 인사검증 당시 이를 검증했을 텐데 무마하고 묵살해주었던 것인가. 하는 짓들이 꼭 조폭 집단을 닮았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오전 서울교원회관에서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공정리그)’ 첫 현장 행보를 시작하고 교육 분야 공정성 회복을 촉구하는 정책 투쟁에 나섰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