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으로 올 중국의 실제 경제성장률이 연 3%에 그치고 이에 따른 영향으로 우리나라 성장률은 1.8%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비영리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Conference Board)는 1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2020년 경제전망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컨퍼런스보드는 지난해 3.8%였던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3.0%까지 낮아질 것으로 봤다. 컨퍼런스보드는 2016년 지난 5년 간 중국의 실제 경제성장률을 4% 수준으로 분석한 뒤 자체 분석자료를 통해 중국 성장률을 발표하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중국 경제가 6% 이상 성장률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바오류(6%대 경제성장률 사수)’를 포기할 것임을 시사했지만 이를 감안해도 중국 정부의 올 공식 성장률은 5%대 후반이다. 컨퍼런스보드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공식 전망보다 훨씬 빨리 낮아지고 있다”며 “경기둔화가 소비재 판매에 타격을 주고 있고 무역전쟁이 투자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바트 반 아크(사진) 컨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행사 후 기자와 만나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1.8%와 1.9%로 점쳤다. 이를 고려하면 정부 주장과 달리 올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1%대 후반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아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 중국 문제에 일본과의 무역이슈가 걸려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컨퍼런스보드가 함께 공개한 3·4분기 소비자신뢰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주요 34개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인도가 135로 가장 높았고 미국(120)과 중국(114), 독일(104), 캐나다(103) 등이 상위권이었다. 우리나라는 53으로 모로코(74)에도 못 미쳤다. 신뢰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상황 인식을 보여준다. 린 프랑코 컨퍼런스보드 시니어 디렉터는 “한국은 2·4분기 56에서 더 떨어졌다”며 “경제상황이 나쁘게 바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컨퍼런스보드는 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둔 영국이 내년에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컨퍼런스보드는 내년 영국 성장률을 0.2%로 보면서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반면 글로벌 경제는 올해 2.3%에서 내년 2.5%로 다소 회복하면서 경기침체를 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도 올해 2.5%에서 내년 2.2%로 내려가지만 침체는 안 올 것으로 봤다. 반면 일본은 같은 기간 1.2%에서 0.5%로 반토막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