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45만2,000명 증가했다. 이 중 60대 이상이 39만1000명으로 87%를 차지했다. 반면 30대와 40대 취업자는 각각 9,000명, 12만7,000명 줄어들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노인 아르바이트 위주의 일자리를 만든 결과다.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취업자도 17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간판 경제정책은 ‘소득주도 성장’이다. 세금과 복지로 가계소득을 높여주면 소비가 늘어나고 이는 투자로 이어져 성장하고 일자리가 증가한다는 구조다. 성장보다 분배를 앞세운다. 여기에는 가계소득과 일자리 문제를 세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정부의 ‘치명적 자만’이 깔려 있다.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 기조는 요지부동이다.
정부는 그동안 소득주도 성장을 앞세워 최저임금 대폭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친노동정책을 추진했다. 또 소득주도 성장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소득세와 법인세율을 인상하고 양도세와 재산세·종부세를 대폭 강화했다. 이같이 세계 추세와 역행하는 정책을 추진한 문 정부는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과 청년수당 신설, 의료보장 확대 등 지속적으로 복지를 확대했다. 소득주도 성장과 복지 확대가 맞물려 국가 예산규모는 2017년 400조원에서 내년 512조원으로 112조원이 늘어난다. 연평균 증가율이 9%로 성장률의 3배를 넘는다. 이러다 보니 나랏빚은 매년 70조~90조원 늘어나 2023년에는 1,061조원에 달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도 46.4%로 껑충 뛸 것으로 보인다.
지금 한국에서는 과도한 기업 규제, 세금과 인건비 등 높은 생산원가, 반기업 정서 등이 투자를 가로막아 성장의 발목을 잡고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 외국 기업의 국내 직접투자는 매년 급감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는 급증하는 패턴이 고착화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대기업이 국내에 공장을 짓는 것을 중단한 지는 오래됐다.
저성장시대에 세금으로 가계소득과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전략은 민간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나랏빚만 늘리는 결과를 낳는다. 미래세대의 희망을 빼앗는 정책이다.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규제 완화로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기업은 기술개발과 인재육성으로 미래 먹거리를 개발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이것이 기업이 성장하고 가계소득과 일자리가 함께 늘어나는 혁신성장 또는 포용성장의 길이다.
현재 최대 현안은 부품·소재·장비산업의 ‘경쟁력과 원천기술’ 확보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대기업과 함께 국내 부품·소재·장비 분야에서 중소·중견기업의 취약한 연구개발(R&D)과 수출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해외 우수기업과 우수 기술인력 유치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