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두 마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정부 방역망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 바이러스가 확인된 멧돼지 두 마리는 모두 전날 비무장지대(DMZ) 남쪽의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서 군인이 발견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한 것들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점검회의에서 “접경지역인 연천과 철원 야생멧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으로 각각 확진됐다”며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접경지역 지자체는 야생멧돼지로부터 돼지열병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지금보다 한층 더 강화된 방역 조치를 즉시 시행해 달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구체적으로 접경지역 주변 농장의 울타리가 멧돼지 침입을 차단할 수 있는지 점검하고 농장 내 외부 차량 진입을 일절 금지하는 한편 소독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농식품부는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강원 북부 4개 시·군에 대해 방역 조치를 강화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도축·사료·분뇨 등 축산 관련 차량은 등록 후 지정시설만 이용하도록 통제한다.
DMZ 남쪽 멧돼지에서 ASF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검출되면서 정부가 파주, 김포, 연천 등 경기 북부 지역에 묶어 두려 한 이 전염병이 확산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송형근 환경부 자연환경정책실장은 “국내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에 심각한 위기상황이 됐다”며 “추가 확산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