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았지만 여야는 아직 ‘조국 블랙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과도한 공방으로 한일 경제 문제와 같은 민생 질의나 피감 기관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 실종된 것이다. 이에 정책 감시·감독을 통한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라는 국감 본연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여야는 13일 이번 국감이 ‘조국 국감’으로 변질된 책임을 상대에 돌리며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과도하게 ‘조국 공세’에만 집중한 탓에 이번 국감이 정쟁의 장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조국 공방’으로만 흘러 국감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난 상태”라며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인 만큼 정쟁 국감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민생국감·정책국감이 되도록 여야가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도 “한국당이 조 장관 공방에만 매몰돼 정부 정책을 감사·감시해야 할 국회 기능이 사라진 것 같아 안타깝다”며 “싸울 때 싸우더라도 일할 때는 일해야 하는 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국회의 상”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은 이번 국감에서 정책이슈가 부각되지 못한 것이 순전히 ‘조국 지키기’에 올인한 여당 때문이라고 맞받아쳤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조 장관과 그 일가는 교육시스템을 붕괴시켰고 사모펀드를 통해 주식시장의 건전성도 해치는 등 전방위적 농단을 했다”며 “조국 블랙홀이라고 비판하지만 국회로서는 이 문제들을 다루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한국당은 남은 국정 감사 기간에도 조 장관 의혹을 고리로 대여 공세 고삐를 바짝 죄는 한편 집권 3년 차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들춰내는 데 당력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이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이날 “남은 국감에서 국민경제와 외교를 총체적 난국으로 빠뜨린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짚어내고 더불어 힘든 민생을 꼼꼼히 챙겨 국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거대 양당이 ‘조국 공방’에 매몰됨에 따라 정책 국감이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국감이 반환점을 돌기까지 ‘조국 블랙홀’에 매몰됐다”며 “바른미래당은 그런 저급한 기류에 휩쓸리지 않고 정책 질의의 정도(正道)를 걸어왔음을 자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