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최근 뇌종양과 뇌경색을 진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 교수의 병세는 검찰이 추가 소환조사와 구속영장 청구를 진행하는 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교수는 최근 MRI 검사 등을 통해 뇌종양과 뇌경색 판정을 받았다. 이 사실은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 교수가 며칠 전 뇌경색과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고 말하면서 알려졌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그러한 진단이 나온 것은 사실”이라고 “기존에도 병세가 있었는데 최근에 진단받은 건 맞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전날 오전9시30분부터 5차 소환 조사를 받았으나 오후 조 전 장관의 사퇴 소식이 전해진 후 건강 문제로 조사 중단을 요청하고 귀가했다. 그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이 아닌 한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첫 조사 이후 계속 입원하고 있는 상태”라며 “조사가 끝나면 새로 입원 수속을 밟는 게 아니라 병원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번 뇌종양·뇌경색 판정은 정 교수가 예전에 당한 사고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영국에서 유학 중이던 지난 2004년 흉기를 소지한 강도를 피하기 위해 건물에서 탈출하다 추락해 두개골 앞에서부터 뒤까지 금이 가는 두개골 골절상을 당했다. 그 이후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의 건강 악화가 조 전 장관의 사퇴 결심을 앞당긴 배경 중 하나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은 전날 사퇴 입장문에서 “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 측은 이 같은 진단 사실을 검찰 측에 직접 알리지는 않은 상태라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정 교수의 진단 사실은 오늘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아직 진단서 등을 제출한 것은 없다”고 했다.
정 교수의 병세는 검찰 수사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날 5차 조사가 정 교수의 중단 요청으로 조서 열람도 없이 중단된 만큼 6차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검찰은 정 교수 측이 진단서 등을 제출하면 살펴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하는 데도 진단 사실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병세가 심각한데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가혹한 처사’라는 비판이 거세질 수 있다. 또한 법원이 정 교수의 구속영장을 병세를 이유로 기각할 우려도 없지 않다. 허리디스크를 앓는 것으로 알려진 조 장관의 동생 조모씨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에서 법원은 기각 사유로 ‘건강상태’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