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를 잇따라 방문하며 중동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 외곽 대통령 전용 비행장에 도착해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의 안내로 알와탄궁에서 UAE 의장대를 사열했다. UAE 정부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극진히 환대하며 우의를 다졌다.
현지 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의 동선에 따라 아부다비 도로변에 러시아 국기가 휘날렸고 UAE의 7개 에미리트를 상장하는 경비행기 7대가 러시아 국기의 색깔에 맞춘 연기를 내뿜으며 상공을 비행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버금가는 규모의 호화로운 환대였다는 게 언론들의 평가다.
투자 확대 등 경제협력 성과도 내보였다. 이날엔 국영 석유회사와 국부펀드를 비롯한 양국 기업과 부처가 13억달러(약 1조 5,405억원) 규모의 사업·투자 협력 6건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알와탄궁에서 열린 확대정상회담에서 “러시아와 UAE의 관계는 우호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교역·경제·문화·인적 교류가 더 늘어나는 만큼 중동의 현안에 대해 더 깊게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의 외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정기적으로 만나 시리아·리비아·예멘·걸프 해역과 관련한 문제를 의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셰이크 무함마드 왕세제는 “모스크바는 나에게 두 번째 고향이나 다름없다”라며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한 뒤 내 형제이자 친구(푸틴 대통령)를 다시 보게 돼 기쁘다”며 친밀한 관계임을 강조했다. 이어 “양국의 관계는 역사적이고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로 증명된 것처럼 유익한 성과를 맺게 됐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14일 미국의 맹방인 사우디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 UAE를 찾았다. 중동에서 가장 경제 규모가 크고 미국과 밀접한 두 나라를 12년 만에 잇따라 찾으며 중동에서 러시아의 점증하는 존재감을 강하게 과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