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VCNC가 ‘타다 베이직’ 1만대 증차 계획을 연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택시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며 시행령 개정 추진과 투자 철회 요구 등을 이어나가자 한 발자국 물러선 것이다. 타다는 대신 택시와 협력하는 모델인 ‘타다 프리미엄’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막상 택시 업계에선 여전히 “버릇 없다”며 비판하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VCNC는 16일 “연말까지 타다 베이직의 증차를 중단하고 택시 기반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당초 VCNC는 타다 서비스 1주년을 맞아 내년까지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차량을 현재 1,400여대에서 1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에 국토부와 택시 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국토부는 타다 베이직의 운행 근거가 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아예 불법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택시 업계 역시 타다 금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연데 이어 VCNC 모회사 쏘카의 2대 주주인 SK에도 투자금 회수를 촉구했다.
결국 타다는 ‘1만대 증차’를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증차를 중단했으며 9일 만에 연말까지 증차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신 택시와의 협력을 넓히겠다며 ‘택시 달래기’에 나섰다. 현재 운행 중인 1,400여대의 타다 베이직과 관련해선 요금을 인상해 일반 택시들이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유지하기로 했다. 타다 베이직 요금은 택시비보다 약 30% 가량 비쌌지만 택시 기본요금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오르면서 최근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VCNC 관계자는 “요금을 얼마나 올릴 것인지 내부 논의 중인데 소비자들에겐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공지될 것”이라며 “실제 적용은 다음 달 하순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법인택시와 협업해 운영되는 준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도 승합차와 전기차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법인택시들이 손잡고 내놓는 대형택시 ‘카카오 T 벤티’에 대응하기 위해 타다 베이직 대신 타다 프리미엄을 내세운 것이다.
박재욱 VCNC 대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택시제도 개편안에 혁신 모빌리티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되도록 적극 논의해 나가겠다”라며 “택시업계와도 다양한 차종 제휴를 통해 심도 있는 상생협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VCNC의 ‘백기투항’에도 택시 업계의 압박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VCNC는) 불법 타다를 늘리고 줄이는 결정을 할 위치에 있지 않다”라며 “버릇없이 요금을 올리고 내리고 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서 타다의 불법을 막으려하자 급하게 꼼수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오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기로 한 1만명 집회를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