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와 타다. 모빌리티 혁신의 양대산맥으로 일컬어졌던 두 업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쪽은 택시 손을 잡고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고, 다른 쪽은 택시로부터 거센 비판에 시달리며 사실상 한발 물러났다.
19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VCNC가 ‘타다 베이직’ 1만대 증차 계획을 연말까지 중단하고, 다음 달 기본요금을 800원 올리기로 했다.
박재욱 VCNC 대표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존 산업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라는 현재 정부와 택시업계의 목소리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타다 베이직의 증차를 중단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큰 상생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 기존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타다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다는 앞서 지난 7일 서비스 1주년을 맞아 수요증가 흐름에 맞춰 내년까지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차량을 1만대로 증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같은 날 국토부는 타다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사회적 갈등을 재현시킬 수 있는 부정적 조치”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렇게 타다가 맥을 못 추는 사이 카카오모빌리티는 진화택시, 중일산업에 이어 최근 경서운수까지 인수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강력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택시 회사를 직접 인수하면서 모빌리티 업계에서 세를 넓히고 있다.
지난달에는 택시 가맹업체 ‘타고솔루션즈’을 인수하고, 이 회사가 카카오T 앱에서 운영 중이던 ‘웨이고블루’를 ‘카카오T블루’로 바꾸고 운행을 시작했다.
카카오는 기존 타다가 선점하고 있었던 승합차를 활용한 이동 시장까지 진출했다. 카카오는 ‘카니발’과 ‘스타렉스’를 활용한 대형택시 서비스 ‘카카오T벤티’를 승합차 700~800대 규모로 이달 중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택시제도 개편안을 두고 ‘국토부가 택시 손을 들어줬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다. 택시와 손을 잡은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양한 서비스로 업종과 지역을 확대하면서 승승장구하는 반면, 렌터카를 활용해 서비스하는 타다는 1만대 증차 계획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택시 업계에서 “타다가 퇴출되는 날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 혁신이 결국 택시라는 기존 산업 속으로 들어온 꼴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