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북쪽으로 100km 떨어진 바양척드. 기후변화에 따른 사막화로 매년 60차례 이상의 모래 폭풍이 몰아지는 이곳에 포플러와 비술나무, 비타민 나무라고 불리는 차차르칸 등 총 1만여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사막 지역에 숲을 만든 것은 KB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바양척드 지역의 조림 사업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 사업을 확장해 5년간 매년 4억원씩 총 20억원을 투입해 70ha(헥타아르) 규모의 땅에 방풍수 4만 그루, 유실수 6만 그루 등 총 1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서울 남산에선 덜꿩나무, 맥문동, 비비추 등 풍수해를 방지하는 야생화가 매년 피고 진다. 등산객을 반기는 야생화를 정기적으로 심고 가꾸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2010년부터 임직원이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야생화 단지는 도심 휴식공간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에도 한 몫하고 있다.
금융산업의 최정점에 있는 은행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 단순히 환경보존 활동 수준이 아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강조되면서 ‘녹색’이 금융산업의 성장과 투자의 핵심 가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ESG가 글로벌 펀드를 중심으로 투자 키워드가 되면서 금융권의 녹색 바람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도 속도감 있게 녹색경영에 힘을 쓰기 시작했다. KB금융(105560)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유엔 ‘책임은행원칙(The Principles for Responsible Banking)’ 선언에 동참했다. ‘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UNEP FI)’의 책임은행원칙은 금융부문이 사업전략과 상품·서비스를 통해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확산하고 부정적인 요소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글로벌 벤치마크를 제시하고자 제정됐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월부터 30개 글로벌 금융사와 대표 제정기관으로 책임은행원칙 제정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KB금융은 지난해 11월 책임은행원칙 ‘지지기관’으로 가입한 데 이어 이번에 최종안에 서명했다. 책임은행원칙에 함께 서명한 영국 바클레이스, 미국 씨티, 스페인 산탄데르, 일본 미즈호 등 전 세계 130여개 글로벌 금융사와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어깨를 나란히 했다.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해 주요 사업계획으로 친환경전략인 ‘에코트랜스포메이션 2020’을 선포하고 2030년까지 녹색산업에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우선 내년까지 친환경 산업에 대한 대출과 투자를 1조3,000억원 이상 집행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기 위해 광양 바이오매스 발전소, 천사 풍력발전소, 동서발전과 고속도로 태양광 프로젝트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다. 지방 금융지주인 DGB금융도 2010년부터 그룹 내 녹색금융단을 만들어 녹색경영 경쟁력을 확보하며 투자 확대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지난 7월 환경경영 규격 시리즈의 하나인 환경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14001을 인증 취득하며 ‘그린뱅크’로 나아갈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생활 속 ‘녹색실천’도 꾸준히 실행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종이 없는 ‘스마트 창구’를 지난해부터 전면적으로 도입해 태블릿 PC를 통해 예금, 펀드 가입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난해 온실가스(tCO2e) 배출량이 7만417톤으로 국내 은행 중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은 친환경 녹색건축물 최우수 등급과 에너지효율 1등급을 받았다. 우리금융그룹은 ‘지구는 WOORI가 지킨다’ 캠페인을 시작으로 종이컵 사용 금지, 자리 비울 때 컴퓨터 모니터 끄기 등의 생활 속 실천에 나섰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3년부터 LED 교체, 노후 설비 교체 등 88억원을 투자해 연간 3,400톤의 감축 효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