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통관처럼 복잡한 거래의 절차와 시간을 블록체인이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발전한다면 미래의 사회, 경제적 시스템통합의 도구가 될 것입니다”
정보보안 솔루션기업 마크애니의 최종욱(사진)대표는 최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블록페스타’세미나 강연후 본지와 만나 “블록체인이 모든 거래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지금은 블록체인이 단순히 위·변조 방지 용도로만 쓰이지만 곧 거래 프로세스에서 그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애니는 우리나라 관세청에 이어 최근 베트남관세청에 원산지 증명서 발급·교환 시범서비스를 위한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해외 기업과의 거래는 수출회사가 관세청이 발급한 원산지증명 종이서류를 특송·팩스를 통해 해외로 보내면 수입회사가 그 서류를 다시 자국 관세청에 제출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마크애니는 통관데이터를 암호화해 저장·관리, 제어하도록 시스템화했다. 블록체인으로 양국 관세청이 전자 원산지증명서를 공유하면 수입회사는 종이서류를 관세청에 제출할 필요없이 수입신고만으로 통관이 이뤄진다. 양국 관세청 사이 중간 절차를 대폭 줄이는 것이다.
최 대표는 “보통 제품을 수출입할 때 원산진 증명 과정에만 대략 5일정도 걸리는데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2일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며 “내년엔 양국 관세청이 통관업무에 이 시스템을 본격 적용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원산지 증명 시스템은 마크애니가 개발한 소프트웨어형 서버인 ‘애니블록’으로 구축됐다. 기관·기업 대상의 개발 플랫폼 역할을 한다. 최 대표는 “자체 블록체인 모델을 원하는 기관들이 애니블록을 이용해 개발할 수 있다”며 “증명서 발급·이력관리 등과 함께 개인정보 보호 기능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마크애니는 하드웨어형 ‘애니박스’도 개발했는데 이것도 학교, 관공서등 주로 공공부문의 위변조 검증용이다. 이동이 가능한 박스행태로 고유 해시값(식별 불가능한 디지털 지문)을 가져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상명대학교 정보과학과 교수를 지낸 최 대표는 1992년 회사(옛 트러스텍)를 세웠고 2000년 사명을 바꿨다. 문서보안(DRM), 위변조방지, 멀티미디어 콘텐츠 저작권보호 등 보안 솔루션 기술을 축적해온 마크애니는 2010년대초 블록체인 시장진입 후 현재 10여건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최 대표는 “블록체인을 시작하고서야 거대하고 무궁무진한 분야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정보가 분산돼 모든 참여자에게 공개되는 구조다. 최 대표는 이에 따른 개인정보(프라이버시)노출 문제나 노드(블록체인에 참여하는 개별서버)가 늘어나면 처리시간이 지체되는 블록체인의 단점들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블록체인이 인터넷 만큼 세상을 뒤흔들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하지만 우리사회의 디지털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리는 역할로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