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개인들이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를 사들이면서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이 전월대비 16억7,000만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와 함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며 개인 달러화 예금 잔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 9월 말 기준 거주자 외화예금은 726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개인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 잔액은 13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4억8,000만달러 늘어난 수치다. 개인 달러화 예금은 지난 4월 말 112억9,000만달러를 기점으로 매달 늘어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며 고액 자산가 등 개인들이 달러화를 사들였다”며 “향후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며 8월 말 1,211.2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18일 종가 기준으로 1,181.5원까지 더 내려갔다. 다만 금융시장에서는 국내 및 글로벌 경제의 성장세 둔화 전망이 나오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된 상태다. 개인 달러예금 잔액의 직전 최대치는 2018년 1월 말 133억5,000만달러였다. 당시에는 안전자산 선호보다 달러화 값이 싸진 영향이 컸다.
기업들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은 지난달 말 현재 485억달러로 전월보다 8억4,000만달러 불어났다. 기업들이 보유한 전체 외화예금은 11억2,000만달러 늘어난 570억1,000만달러로 나타났다. 한은은 “일부 기업들이 해외 주식과 계열사 지분 매각대금을 외화예금에 일단 넣어둔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을 통화별로 보면 달러화 예금이 621억6,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13억2,000만달러 늘었다. 엔화예금도 2억1,000만달러 증가한 43억4,000만달러, 유로화는 전월과 같은 33억3,000만달러, 영국 파운드화 등 기타통화는 1억달러 증가한 15억4,000만달러, 위안화는 4,000만달러 불어난 12억7,000만달러 등이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등이 은행에 맡긴 달러, 위안화 등 외화예금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