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11개월째 마이너스...캄캄한 수출

■관세청 수출입 동향

반도체 28%·對中 20% 하락

10월도 19.5% 곤두박질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계속된 수출 역성장이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 기대와 달리 수출은 연말까지도 반등 없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68억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9.5% 급감했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일 평균 수출액은 19억9,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대비 13.5% 줄었다. 연간 누적 수출액은 4,329억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10.5% 줄었다.

수출이 뒷걸음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로 이달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11개월 연속이 된다. 올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수출 반등을 전망했던 정부의 기대와 달리 연말까지 플러스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도 지난 18일 정부의 공식 경기판단 보고서인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를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린북에 ‘부진’ 표현을 쓴 것은 7개월째다.


수출품목별로 보면 주력제품의 부진이 여전했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무려 28.8%나 급감했고 승용차와 석유제품도 각각 6.5%, 38.4% 줄었다. 선박 수출도 8.4%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0% 쪼그라들었다. 대미(對美) 수출도 17.4% 감소했다. 대일 수출과 수입은 각각 21.3%와 30.1%나 줄었다.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두 축인 반도체와 중국 수출이 무너지는 것이 한국 경제에 뼈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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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언제 회복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경기 불황과 미중 무역갈등, 중국 경기둔화 등 대외여건이 겹친 와중에 국내적으로 기업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노동정책적 요인이 발생하면서 전체적으로 한국 수출을 억누르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시장조사 기관의 전망을 근거로 내년께 수출이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하지만 미중 무역갈등 지속 등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0%로 대폭 하향 조정하며 배경으로 수출중심의 경제구조를 꼽았다. 대외여건 악화로 글로벌 경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할 수 있다는 경고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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