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고진영·헨더슨 "서로 영감 주는 존재"

헨더슨 "선수생활 본보기" 칭찬

고진영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져"

국경·승패 초월한 우정으로 화제

고진영, BMW레이디스 첫날

1타차 공동 2위...시즌 5승 도전

고진영(왼쪽)과 브룩 헨더슨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장 클럽하우스 앞에서 ‘손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고진영(왼쪽)과 브룩 헨더슨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장 클럽하우스 앞에서 ‘손 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딜 가든 함께다. 눈을 마주치면 뭐가 그리 재밌는지 까르르 웃는다. 장난기 가득하고 웃음 많은 여고생 단짝 같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동료인 고진영(24·하이트진로)과 브룩 헨더슨(22·캐나다)의 국경을 넘은 우정 얘기다. 둘은 지난 8월 말 CP 여자오픈에서 마지막 홀 그린에 올라가 서로를 격려하며 어깨동무를 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72홀 노 보기 우승 대기록을 세운 고진영에 대해 헨더슨은 “나는 우승하지 못했지만 그가 우승해 기쁘다”고 말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흔하지 않은 일이다.

24일 개막한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의 대회장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소문난 짝꿍’ 고진영과 헨더슨을 만났다. 헨더슨은 둘 사이에 뭐가 그리 재밌는 얘기가 많으냐는 물음에 “정말 사소한 것들인데 고진영과 나누면 절로 웃음이 난다”고 답했다. 둘은 고진영이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한 후 금세 친해져 헤드커버를 선물하거나 응원 쪽지를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헨더슨은 “고진영은 동료들과 투어 관계자, 팬들을 대하는 자세에 예의와 진심이 묻어나온다. 골프 경기는 물론 연습에 임하는 자세도 진지하며 무엇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행복감을 느끼는 모습이 보기 좋다”면서 “그런 점에서 세계랭킹 1위 유지와 메이저대회 2승 등 올 시즌 그가 이룬 성과가 놀랍지 않다. 투어 생활은 내가 먼저 시작했지만 나에게 그는 본보기와도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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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아이스하키와 피겨스케이팅을 했던 헨더슨은 2015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통산 9승을 올린 강자다. 일곱살 위 친언니가 캐디를 맡고 있다. 올 시즌 헨더슨은 1~3위인 한국 선수들(고진영·이정은·박성현) 바로 다음으로 상금 4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주 뷰익 LPGA 상하이 대회에서 시즌 두 번째 홀인원을 터뜨리고 한국에 왔다.

고진영은 “처음에는 종교가 같아서 가까워졌는데 알면 알수록 순수하고 긍정적 에너지가 많은 선수인 것 같다. 게다가 골프도 잘해서 헨더슨을 보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왔으니 ‘네가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다 하게 해줄게’라고 얘기했다. 아직은 한국 제품으로 사탕 같은 군것질거리만 줬는데도 그것만으로도 좋아하고 감동 받았다고 말하는 그런 친구”라면서 흐뭇해했다. 공교롭게도 고진영과 헨더슨은 올 시즌 톱10 횟수 열한 차례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둘은 “우리는 서로에게 영감이 되는 존재”라고 입을 모았다.

세찬 빗속에 진행된 1라운드 경기에서 고진영은 버디만 5개로 5언더파 공동 2위(이정은·대니얼 강·이승연)에 올랐다. 6언더파 단독 선두 이민지(호주)와 1타 차에서 시즌 5승째를 노린다. 헨더슨은 1오버파를 적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공동 2위 이승연과 4언더파 공동 6위 임희정·이소미까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 대회에는 LPGA 투어 소속 52명과 KLPGA 투어 소속 32명이 출전했다.
/부산=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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