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택시를 제도화하는 동시에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여당 의원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국토교통부가 택시업계 등의 입장을 반영해 발표한 모빌리티 상생방안을 사실상 뒷받침하는 법안이다. 그러나 정부 방안과 이번 법안은 여전히 차량공유형 서비스혁명의 길을 가로막는 쟁점들을 숙제로 남겨 놓고 있어 향후 입법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플랫폼 택시 제도화를 위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24일 발의했다. 법안은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 법안은 플랫폼 사업을 정부의 방안대로 플랫폼 운송사업, 플랫폼 가맹사업, 플랫폼 중개사업으로 분류했다.
이 중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플랫폼 운송사업이다. 타다 운영사 VCNC와 같은 플랫폼 운송사업체들은 일정한 기여금을 내고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 차량을 운행해야 한다. 허가 물량은 이용자 수요와 택시 감차 추이, 국민 편익 등을 고려해 관리된다. 즉 정부가 배분하는 총량 안에서만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VCNC 관계자는 “운행 대수와 기여금 수준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어려워지고 투자도 받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여금 역시 스타트업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력이 부족한 초기 스타트업들은 기여금 부담으로 시장에서 퇴출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와 관련 기여금을 차량 보유 대수에 따라 부과할지, 운행 횟수·이익 수준 등에 따라 부과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엔 이와 함께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렌터카 영업 차단 방안도 포함됐다. 당초 타다와 파파, 차차 등은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차를 빌릴 경우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한 여객운수법상 예외규정을 근거로 영업을 해왔다. 하지만 새로운 개정안은 승합차를 임차할 경우 관광 목적으로서 운행 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항만일 경우에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이에 대해 박홍근 의원은 “택시산업의 혁신과 상생을 위해 플랫폼사업을 위한 앞문은 열어주면서도 논란과 갈등이 야기된 뒷문은 동시에 닫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VCNC는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면) 이용자 140만명의 이용권이 축소될수밖에 없고 9,000명 정도의 운전기사들의 일자리까지 사라지게 된다”며 “이용자 편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국회에서 논의되길 희망한다”고 하소연했다. 다만 세부안 논의 과정에서 플랫폼 운송사업을 하기 위해 기여금을 내고 면허를 확보하면 렌터카를 활용한 운행도 가능하도록 길을 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