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한일 총리회담 미래지향적 발전 계기 삼아라

이낙연 국무총리가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양국관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 이후 13개월 만에 성사된 최고위급 회담에서 두 총리는 양국의 관계 악화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래지향적 발전을 희망한다는 취지를 담은 친서를 통해 관계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번 회담은 극한대결로 치닫던 양국관계에서 일단 정부 차원의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총리는 한일관계 경색을 타개하기 위해 외교당국 간 대화를 포함한 소통과 교류를 촉구했다. 아베 총리는 징용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당국 간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일본이 겉으로는 강경입장을 내세우면서도 출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나타낸 셈이다. 꽉 막힌 한일관계가 모두에 득이 되지 않으니 개선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물밑협상으로 해법을 모색하려던 노력이 공식 채널로 격상된다면 본격적인 실무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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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세심한 상황관리다. 다음달에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종료되고 징용배상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의 자산매각 절차도 예정돼 있다. 양국이 건설적인 해법 마련을 서두르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 수 있다. 이미 수출규제에 따른 직간접적 피해가 커지고 러시아 군용기는 느슨해진 틈새를 비집고 두 나라의 영공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 판국이다. 이런 엄중한 현실을 고려해 지소미아 종료에 앞서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해법 마련과 경제보복조치 철회 등의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양국 지도자들이 자존심을 고집하기보다 청구권 문제를 매듭지어 현안을 일괄적으로 타결해야 한다는 외교가의 조언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이번 총리 회담이 수출규제 등에 대한 생산적 해법의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미래지향적 발전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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