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브라질 정부의 연금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브라질 채권값이 상승(채권 금리 하락)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 5.5%인 브라질 기준금리가 곧 4%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더 높이는 양상이다.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브라질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24일 기준 6.530%를 기록했다. 이는 전일(6.560%)보다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것이면서 이달 초(7.00%)와 비교하면 47bp 급락한 수준이다.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의 경우 금리가 하락하면 그만큼 채권값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브라질 채권 강세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개혁안이 의회에서 최종 통과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개혁안은 연금 수령 연령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연금 납부 기간을 늘리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8,000억헤알(약 227조3,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절감할 것이라고 정부 측은 추산한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의 완화로 신흥국에 대한 투자 선호가 다소 높아진 상황에서 재정 개혁 이벤트까지 겹치자 브라질 금융시장이 강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이에 브라질 국채 등에 투자하는 국내 중남미 채권 펀드의 성과도 크게 개선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남미 채권 펀드의 최근 한 달간 평균 수익률(24일 기준)은 1.34%로 해외채권형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채권의 강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본다. 9월 기준금리를 5.5%로 내린 중앙은행이 향후 지속적인 완화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면서다. 최근 브라질 중앙은행 조사에서는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가 4.75%로 나타났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내년 4%대로 접어든다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라며 “통화 완화 정책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채권 강세장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국채 10년물 금리가 내년 상반기 5.5%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환율 변동은 주의해야 할 변수다. 국내 투자자는 달러화 대비 헤알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환 손실을 입게 된다. 칠레 시위 확산과 미중 무역협상 과정에서 헤알화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