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TSMC 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주도권 확보 경쟁으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업체인 네덜란드의 ASML이 ‘수주 대박’을 터뜨렸다. 파운드리 경쟁이 최근 7나노(1㎚=10억분의1m)급으로까지 초미세화되면서 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ASML로 주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2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피터 베닝크 ASML 대표는 올 3·4분기 실적 발표 직후 “올 3·4분기에 7대의 EUV 노광장비를 출하했고 23대의 EUV 신규 주문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EUV 노광장비는 1대당 2,000억원이 넘는 고가 제품으로 ASML의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7%가량 늘어난 30억유로를 기록했다.
올 들어 ASML이 출하한 EUV 노광장비 대부분은 TSMC가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 ASML이 공개한 올 3·4분기 매출 중에서 대만 업체의 기여도는 54%인 반면 한국은 11%에 그쳤다. ASML은 올 4·4분기에는 매출이 39억유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ASML 측은 3나노 공정까지 로드맵을 완성한 상태로 애플·엔비디아·퀄컴 등 주요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IC인사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10나노 미만 반도체 생산 규모는 올해 웨이퍼 기준 월 105만장에서 오는 2023년에는 월 627만장으로, 같은 기간 10나노 미만 반도체 공정 점유율은 5%에서 25%로 각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니콘이나 캐논 또한 노광장비를 만들지만 ASML과 같은 EUV급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결국 EUV 공정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주도권 경쟁이 판가름 나는 만큼 관련 시장의 독과점 사업자인 ASML의 ‘슈퍼을’ 지위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