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치매치료제 '아두카누맙' 부활하나

바이오젠, '아두카누맙' 임상 3상 재개 발표

치매 환자 뇌에 쌓이는 '베타아밀로이드' 제거

개발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위탁생산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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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명공학 기업 바이오젠이 지난 3월 임상 3상 중단을 선언했던 알츠하이머 신약후보물질 ‘아두카누맙’의 상업화를 재추진한다. 바이오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와의 논의를 거쳐 내년 초 아두카누맙의 바이오의약품허가신청(BLA)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바이오젠이 아두카누맙의 품목허가 획득에 성공한다면 역대 최초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저하를 지연시키는 치료제가 된다.

26일 제약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젠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아두카누맙 고용량을 투여받은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기억력, 언어능력 등 인지기능 저하를 유의미하게 늦췄다”며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아두카누맙이 허가를 받는다면,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능력 저하를 늦추는 첫 신약이 된다. 세부 분석 결과는 학술대회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알프레도 산드록 바이오젠 최고의학책임자는 이날 “무용성평가 결과는 고용량 아두카누맙에 노출된 환자수가 적었고, 초기 데이터라 정확도가 떨어졌다”며 “더 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임상시험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젠은 지난 3월 알츠하이머와 경증 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아두카누맙의 임상 3상이 무용성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임상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지난 2007년 스위스 뉴리뮨사에서 확보한 아밀로이드베타 항체인 아두카누맙은 ‘치매 환자의 뇌 속에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많이 쌓이는 만큼 이를 제거하면 알츠하이머를 개선할 수 있다‘는 가설을 근거로 개발돼 왔다. 지난 2015년에는 임상 1상 결과를 냈으며 FDA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며 주목 받았다. 그러다가 올해 초 베타아밀로이드를 없애는 치매 신약 후보물질들이 잇따라 임상 3상에 실패하면서 치매 환자들의 기대가 일순 꺾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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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카누맙이 임상 3상에 성공하고, 신약 개발까지 이어질 경우 한동안 독점적 지위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된 환자는 약 5,000만명으로 추정되지만, 아직까지 질병 진행을 늦추거나 증상을 회복시키는 치료제가 허가받은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이클 보나초스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저하를 지연시키는 최초의 치료제를 제공하게 되길 기대한다”며 “아밀로이드 베타를 노리는 접근방식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FDA의 승인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데이터가 애매해, FDA가 승인을 내기 전 다른 말기 효능 연구 데이터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 년 간 승인이 미뤄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승인을 한다해도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지불하기 전에 이 약이 질병 진행을 늦츨 수 있다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발에 성공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약 위탁생산(CMO)을 할 가능성이 높다.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경우 지속적인 투약이 중요한 만큼 엄청난 물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바이오의약품을 그 정도로 위탁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전 세계적으로 베링거인겔하임, 론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중 최근 공장을 증설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한 두 업체는 가용 용량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의약품위탁생산업체의 현재 생산 가용 용량 상황,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의 관계를 생각했을 때 바이오젠이 아두카누맙 개발에 성공할 경우 대부분의 물량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할당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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