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고진영(24·하이트진로)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상 수상 이듬해 올해의 선수상을 타는 한국인 최초 기록을 썼다.
고진영은 27일 부산 기장군의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끝난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나흘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적은 고진영은 공동 9위에 올랐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 1위(239점)를 달리던 고진영은 이번 주 1점을 보탰고 이 부문 2위 이정은(123점)은 이 대회 8언더파 공동 16위에 머물렀다. 남은 3개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고진영이 올해의 선수상을 확정했다.
고진영은 지난해 신인상 출신이다. 신인상 수상 다음 해에 올해의 선수에 오른 것은 1979년 낸시 로페스, 1980년 베스 대니얼(이상 미국), 199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2015년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이어 역대 다섯 번째다. 한국인으로는 고진영이 최초 기록을 썼다. 올해의 선수 수상만 놓고 보면 2013년 박인비, 2017년 박성현·유소연(공동 수상)에 이어 네 번째다.
고진영은 올 시즌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4승을 올렸다. 8월 말 CP 여자오픈에서 72홀 노 보기 대기록을 작성하며 4승째를 달성했다. 한 해 메이저 성적이 가장 좋은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어워드를 이미 받은 고진영은 상금왕, 평균타수 1위까지 타이틀 싹쓸이가 유력하다. 28일 대만으로 떠나 31일 개막하는 스윙잉스커츠 대회에 출전한다.
한편 고진영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어릴 적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다.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는 가운데 주변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면서 “하지만 프로골퍼가 됐을 때 빚이 많았고 갚으려고 정말 열심히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5~6승을 올릴 때까지도 빚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