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이동통신사들이 친환경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첨단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꼽히는 온실가스 현황을 감시하고, 제품유통과정 개선을 통해 플라스틱 덜 쓰기에 나서는 추세다.
그중 가장 선도적으로 나선 곳은 KT다. 지난해 8월부터 전국 169개 지역에 분포돼 있는 KT빌딩에 ‘온실가스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해당 시스템은 KT건물 내의 전력량 계측기를 이용해 실시간을 전기 사용량을 수집한 뒤 이를 기반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수치 데이터로 가공해 제공한다. 해당 현황 정보를 볼 수 있도록 온라인 상에 별도의 웹사이트도 구축했다.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대시보드 현황판이 나오는 데 여기에는 온실가스 배출현황을 실시간은 물론이고, 일자별, 시간대별로 체크할 수 있다.
KT는 해당 시스템 운용 노하우가 축적되면 이를 기반으로 에너지사업으로 비즈니스모델을 연계하기로 했다. 에너지를 ‘스마트’하게 관리하는 기술을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권 관리사업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태양광, 에너지진단 분석,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의 비즈니스로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KT의 지능형에너지 관리플랫폼인 ‘KT-MEG’에 온실가스 모니터링시스템을 연동·적용하기로 했다.
SK텔레콤(SKT)는 플라스틱 사용저감 정책을 펴고 있다. 상품의 유통단계에서부터 점진적으로 플라스틱류의 활용을 줄여나가는 실천적 전략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스마트폰의 가입자를 식별하기 위한 전자회로인 유심칩을 팔 때 해당 칩을 고정해 담는 틀(플래이트)의 크기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기존 유심칩 플레이트는 신용카드 정도 크기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구매자가 유심칩을 떼서 스마트폰에 장착하고 나면 플레이트는 그대로 휴지통으로 직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SKT는 해당 플레이트의 크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일명 ‘하프사이즈 유심’인데 1장당 플라스틱 사용량을 1.1g씩 저감할 수 있다. 유심 연간 발주량을 500만장으로 전제해 하프사이즈 유심으로 전면 변경한다면 연간 5.5t의 플라스틱 쓰레기 생성을 막게 되는 셈이다. 이 회사는 친환경캠페인의 영역을 해외로 넓히기도 했다. 주로 나무땔감으로 불을 피워 조리를 하고 있는 미얀마의 취약계층에 난로 형태의 조리도구인 ‘쿡스토브’를 4만4,000대 보급하는 사업을 지난해 4월 개시했다. 이를 통해 연간 약 10만6,000t의 탄소배출 감소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LG유플러스(LGU+)도 전사적으로 친환경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이 회사 대표이사인 하현회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국내 최초로 휴대폰 재활용 캠페인의 시동을 걸었다. 폐기물을 더 가치 높은 용도로 가공·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 방식의 캠페인이다. 이를 위해 업사이클링 전문기업인 테라사이클과 손잡았다. 해당 캠페인은 LGU+의 서울 용산·마곡 사옥과 전국 33개 직영점을 채널로 삼아 이뤄졌다. 이들 장소에 소형전자제품 수거함을 마련해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해당 수거함에 못 쓰거나 안 쓰는 휴대폰, 충전기, 케이스, 액정필름, 내비게이션, 소형청소기, MP3플레이어 등이 모이면 테라사이클이 주기적으로 이를 수거해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 블럭박스 등으로 변신시키는 방식으로 캠페인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