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의 올해 서기관 승진 인원이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인사를 직접 챙기면서 인사 적체가 대폭 해소되고 내부 분위기도 크게 고무됐다는 평이다.
28일 기재부는 이미희 통상조정과 서기관을 포함한 14명에 대한 서기관 승진인사를 단행하면서 올해만 총 43명의 서기관을 배출했다. 2016년 29명, 2017년 17명, 2018년 31명 수준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실세로 불렸던 최경환 전 부총리 재임시절 승진인원(41명)보다 많다. 앞서 유일호 전 부총리는 17개월간 36명, 김동연 전 부총리는 18개월간 41명을 4급으로 승진시켰는데 홍 부총리는 11개월 만에 이를 넘어섰다.
통상 4급 승진은 실무자급 직원 사기의 척도로 여겨진다. 이번 승진으로 기재부는 행시 50회가 승진을 본격 시작하고 51회(2명)도 승진 포문을 열며 타 부처와 다소 보조를 맞추게 됐다. 타 부처에 비해 서기관 승진이 늦기로 유명했던 기재부가 올해 승진적체를 대폭 해소한 것은 차세대 디브레인, 혁신성장추진기획단 등 조직 신설로 인한 정원 확대와 함께 홍 부총리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전략적 인사운영을 해 온 결과로 풀이된다. 기재부 내부적으로는 잦은 야근과 서울출장, 국회 대응 등 쏟아지는 업무 속에서 노력한 만큼 승진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규모 승진소식에 지난 26일 열린 기재부 체육대회도 축제분위기에서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며 “홍 부총리가 취임 후 계속되는 격무로 지친 직원들의 복지 및 사기진작에 큰 관심을 갖고 직원 사기에 직결된 승진을 직접 챙겨왔다”고 말했다.
특히 기재부는 세종시 이전 이후 정책의 질 하락 우려에 대응해 내부 사무관승진시험인 사무관역량평가를 대폭 강화하는 등 ‘학습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무관 승진 전 보고서 작성 및 외부대응 능력을 평가하고, 사무관으로서 기초 역량을 검증 받아야 승진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울러 응시기회를 확대하고 과목별 유예제도를 도입해 시험준비 부담을 완화하는 등 시험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합격률이 낮아진 데 따른 직원들의 애로도 적극 반영했다. 이와 병행해 기재부는 팀장급 강사들이 도제식으로 교육하는 ‘MOEF School’을 시범 도입해 학습 기회와 보고서 작성 기회가 부족했던 주무관 및 신입 사무관 등에 대해 체계적인 보고서 작성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이달 실시된 사무관 승진시험에서 전환직(기능직에서 행정직으로 전환) 합격자가 승진시험 강화 이후 처음으로 배출됐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