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사우디 車시장 부활…현대차 판매 60%↑

여성운전자 확대 등으로 구매 늘어

현대차 '타깃 마케팅' 전략 가속

기아차, 이달 쏘울 등 현지 출시

쌍용차도 생산계약 맺고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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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사우디아라비아 판매량이 전년보다 60% 이상 늘어나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현지 마케팅 전략을 새로 수립하면서 여성 운전자 확대와 사우디 정부의 자동차 산업 육성책에 따른 시장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여기에 기아자동차도 현지에서 신차를 출시하고 쌍용자동차 또한 현지 제조업체와 생산 계약을 맺는 등 자동차 업계가 사우디 시장의 가능성에 베팅을 하고 있다.

2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사우디 시장에서 8만7,661대를 팔아 전년 같은 기간의 5만3,499대보다 63.9% 늘어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3·4분기까지 내수시장 판매가 4.7% 줄고 중국과 인도 시장이 부진한 것과 비교해 중동 시장이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1~8월 기준으로 현대차는 사우디 전체 자동차 판매량 31만2,980대의 약 23.8%를 차지했다. 도요타에 이은 2위이며 약 6%로 추정되는 기아차를 합칠 경우 도요타와 큰 차이가 없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사우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24% 늘었다. 현대차의 판매량 증가율이 전체 시장 증가율보다 3배 가까이 크다는 얘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엘란트라(아반떼)와 엑센트·쏘나타 등의 차종이 판매량 증가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사우디 자동차 시장은 2015년 약 84만4,000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2만대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났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대 전반기에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던 국제유가가 2015년에 들어서면서 가파르게 하락했고 사우디 정부 재정의 80%를 차지하던 원유 세수가 악화하자 사우디 정부가 택한 부가가치세 5% 도입과 각종 세금 인상은 소비 위축을 가속화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의 사우디 판매량도 2015년 18만4,535대에서 지난해 7만7,332대로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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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들어 사우디 정부가 다시 경기진작을 통한 민간 일자리 창출 기조를 택하면서 자동차 소비가 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국가 중장기 발전계획인 ‘사우디 비전 2030’을 통해 자동차 산업 육성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차는 올해 산술적으로는 약 12만대를 판매할 수 있는 판매량 추이를 보이고 있다. 시장이 크게 성장하던 2012년 수준을 회복하는 셈이다.

이에 현대차는 사우디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사우디 현지에서 삼일PwC와 손잡고 현지 소비자층을 세분화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운전 허용으로 내년까지 현지 여성 운전자가 남성 운전자의 30% 수준인 300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타깃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사우디 시장은 아직은 크다고 할 수 없지만 잠재 수요가 크고 개방화·자유화 흐름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차와 쌍용차도 사우디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아차는 이번 달 현지에서 2020년형 쏘울을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기아차는 시장 확대에 따라 향후 출시 차종도 늘려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또한 이달 초 사우디내셔널오토모빌스(SNAM)과 현지 조립생산을 위한 제품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현지 자동차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예병태 사장이 직접 현지로 날아가 체결식에 참여할 정도로 사우디 판매량 증가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쌍용차는 이란에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경험이 있어 중동 지역의 잠재수요를 잘 알고 있다”며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현지 판매량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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