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하이테크 제품 수출이 품목은 반도체, 국가는 중국에 편중돼 있어 외부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이테크 품목은 제조과정에서 연구개발(R&D) 비중이 8% 이상인 제품으로 전자통신기기·항공우주제품·의약품·화학품·전자기기 등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30일 ‘주요국 하이테크 수출 동향과 미중 무역분쟁에의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한국의 하이테크 제품 수출액 2,047억달러 중 반도체 비중이 56.6%, 국가별로는 홍콩과 중국이 56.8%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주요국의 하이테크 수출품목 구조를 보면 한국과 중국은 전자통신기기, 컴퓨터 및 사무기기, 과학기기 등 정보기술(IT) 및 정밀기기 비중이 90%가 넘는 반면 일본·독일·미국은 전자통신기기뿐만 아니라 비(非)전기기기, 의약품, 항공우주 등 여러 품목이 비교적 균등하게 분포돼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의약품·항공우주 등 빠르게 성장하는 고부가가치 품목에 대한 R&D와 정부 지원 등으로 선진국형 수출구조를 지향해야 한다”며 “중국에 편중된 시장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선진국 등으로 다변화하고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활용해 리스크를 줄이는 등 기업에 우호적인 수출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대미 총수출 중 하이테크 제품의 비중이 30%나 되는 만큼 미중 무역분쟁의 향방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며 “미국 하이테크 수입시장에서 한중 제품 경합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만큼 미중이 계속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다면 미국 시장에서 중국산 대체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