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기업투자 확대 등을 언급했다. 금리와 통화정책을 얘기한 것에서 더 나아가 제조업 경쟁력 방안을 밝힌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1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시중 은행장들을 만나 “금융산업이 한국경제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역할을 해달라”며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잠재성장률 제고 노력을 강조한 바 있는데, 성장잠재력 확충은 모든 국가의 공통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만이 성장잠재력 확충을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열쇠”라며 “특히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생산성 제고가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 10년간 잠재성장률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2015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정체 상태인 유로존 지역과 대비되는 모습을 보인다”며 “그 요체가 기업투자 확대와 그에 따른 생산성 향상에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금융산업이 통신·기계장비임대업 등과 함께 서비스산업 발전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지 않다고도 말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업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금융에 대해 “금융산업이 디지털 인재 확보,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관련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스스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서울 집값은 오르지만 지방은 그렇지 않은 등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 다른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 향후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