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테이블 피해 요리조리…찌개반상 서빙 '로봇 딜리'가 척척

■'우아한형제들' 서빙로봇 대여

천장센서로 이탈방지…50㎏ 적재

매장직원 1~1.5명 역할대체 효과

실내 이어 실외 주행로봇도 개발

서빙 로봇 ‘딜리’가 한식당 찬장 경기도 판교 리스트리트점에서 홀 서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서빙 로봇 ‘딜리’가 한식당 찬장 경기도 판교 리스트리트점에서 홀 서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주문한 음식을 가져가고 확인 버튼을 눌러주세요.”

120㎝ 높이의 서빙 로봇이 ‘순두부찌개 반상’을 주문한 직장인 김모씨의 테이블에 도착하자 이같이 안내한다. 매장 직원이 음식을 서빙 로봇의 트레이에 올려놓고 테이블 번호 3번을 입력하자 주문자의 테이블 앞까지 스스로 이동한 것. 3번 테이블에 도착한 로봇은 김씨가 음식을 테이블에 옮기기 편하도록 몸체를 테이블 방향으로 돌린다. 김씨가 음식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로봇의 스크린에 표시된 확인 버튼을 누르자 로봇은 “맛있게 드세요”라는 인사말을 남기고 원위치로 향한다.

키친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은 혼잡하다. 하지만 서빙 로봇은 장애물도 여유롭게 피한다. 일직선으로 이동하다 갑자기 뛰어든 어린아이를 인식하고는 일시정지한 채 “비켜주세요”라는 경고 멘트도 내보낸다.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이 장면은 풀무원의 생활 서비스 전문기업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운영하는 한식당 ‘찬장’ 판교 라스트리트점에서 4일부터 볼 수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운영하는 찬장과 ‘메이하오&자연은 맛있다’ 매장에서 서빙 로봇 ‘딜리’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셀프 주문 시스템 키오스크가 일반화한 데 이어 사람이 하던 홀 서빙을 로봇이 대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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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전용 자율주행 서빙 로봇인 딜리는 4개의 트레이를 동시에 배달할 수 있다. 최대 적재량은 50㎏. 아무리 무거운 음식도 거뜬히 들 수 있어 웬만한 매장 직원보다 효율이 높다. 딜리는 내부에 장착된 다양한 센서와 카메라로 최적의 동선을 찾는다. 몸체에 부착된 라이다 센서는 아래쪽에 위치한 장애물을 인지하고 또 다른 센서는 위쪽 방해물을 찾아낸다. 또 머리 부분에 있는 카메라는 딜리가 동선을 이탈하지 않고 설정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천장의 센서와 반응한다.

이 같은 서빙 로봇은 인건비 절약에 도움이 준다. 실제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에 따르면 ‘메리고키친’ 내 서빙 업무에 한해 딜리는 1~1.5인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고치킨은 이탤리언 퓨전 레스토랑으로, 올 7월 배달의민족이 딜리를 도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단순 업무는 딜리가 전담하도록 하는 대신 점원들은 접객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서빙 로봇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서빙 로봇이 일반 보행자로까지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실외주행 로봇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단지 내에서 테스트를 한 데 이어 건국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캠퍼스 내에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딜리버리셀 이사는 “우아한형제들이 제공하는 서빙 로봇 사업의 목적은 각 매장에 최적화된 로봇을 매칭해 가게 운영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풀무원푸드앤컬처의 선도적인 시도에 힘입어 서빙 로봇의 상용화를 앞당겨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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