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동남아 '모바일뱅킹'...신한銀 손에 있소이다

베트남 중앙은행과 손잡고

비대면 실명확인 공동개발

인니서도 계좌개설 시스템

이달 현지서 최종승인 전망




신한은행이 베트남 중앙은행과 손잡고 모바일금융의 ‘기폭제’로 꼽히는 비대면 실명확인(e-KYC) 절차를 개발해 현지에 도입하는 작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년 넘게 공들여온 인도네시아 내 비대면 계좌개설 시스템도 이달 안에 현지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저성장 장기화 속에 은행권이 디지털·글로벌 양축에 명운을 걸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동남아 모바일금융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디지털그룹 측은 지난 6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현지 금융당국인 베트남 중앙은행 당국자와 만남을 갖고 현지에서의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도입과 관련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베트남 중앙은행 당국자는 신한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도입을 준비 중인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이며 “베트남에서도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를 함께 개발해 도입할 수 있도록 협업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중앙은행 측에서 단순한 개발 지원이 아닌 협업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며 “서로 내부검토 및 자료교환을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베트남에서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 현지 외국계 은행 1위인 신한은행은 물론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국내 은행들의 모바일금융 서비스도 한층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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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베트남은행 본점 전경. /사진제공=신한은행신한베트남은행 본점 전경. /사진제공=신한은행


‘포스트 차이나’로 꼽히는 베트남은 폭발적인 금융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모바일금융 서비스는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아직 자국 은행들에 e-KYC 도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일본·유럽 등 금융 선진국을 제외하면 국내 은행들이 주로 진출한 국가 중에서 e-KYC가 제도적으로 허용된 곳은 많지 않다”며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은 많은 수요에도 여전히 제도 도입에 소극적인 입장이었지만 최근 돌아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모바일뱅킹 서비스 고도화를 앞두고 있다. 이달 안에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원(OJK)으로부터 e-KYC 도입을 최종 승인받으면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게 된다. 현지 법인인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1월 비대면 정기예금을 출시했지만 이는 이미 지점에서 본인 확인이 끝난 소비자만 발급받을 수 있어 ‘반쪽짜리’ 비대면 서비스에 불과했다. 세계 4위의 인구에도 국토가 넓어 아직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국민이 66%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의 특성을 감안하면 신한은행이 본격적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개시할 경우 모바일금융시장에서의 선점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게 안팎의 기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의 해외 진출도 결국 디지털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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