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명품 브랜드의 각별한 예술사랑

자코메티作 '키 큰 여인 Ⅱ' 등

루이비통, 유명 작품 전시 잇달아

에르메스, 한국 작가 발굴·후원

매장 디스플레이 예술성 가미도

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루이비통 에스파스’ 건물 외관. /사진제공=루이비통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루이비통 에스파스’ 건물 외관. /사진제공=루이비통




루이비통 에스파스 개관전으로 마련된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시 전경. /사진제공=루이비통재단 미술관 컬렉션루이비통 에스파스 개관전으로 마련된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시 전경. /사진제공=루이비통재단 미술관 컬렉션


서울 강남의 청담동 명품거리에 새로운 명소가 들어섰다. 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가 국내에 처음 설계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루이비통 에스파스’다. 명품 브랜드와 예술은 유일무이한 가치와 영원성을 추구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도산공원 앞에 자리한 ‘아뜰리에 에르메스’는 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유명하다. 국내 브랜드인 루이 까또즈도 ‘플랫폼 엘(L) 컨템포러리’를 통해 현대미술과 교류하고 있다.


◇루이비통, 미공개 자코메티 첫선=자코메티의 ‘키 큰 여인Ⅱ’ 등 대표 조각 8점이 한국에 왔다. 비정형성 건축물로 유명한 게리의 명성에 걸맞은 곡선 유리의 화려함이 밖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면 전시장은 반대로 명상적 분위기로 마음을 사로잡는다. 높이 277㎝의 ‘키 큰 여인Ⅱ’는 빼빼마른 몸이지만 나 홀로 공간 전체를 압도한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상설전시 중인 1960년작 ‘키가 큰 여인Ⅲ’과 같은 시리즈다. 자코메티는 본질이 아닌 것을 덜어내고 덜어내다 보니 뼈만 남은 듯 얇고 길죽한, 선(線)에 가까운 인체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1948년 뉴욕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친구이자 철학자인 장 폴 사르트르는 “전후 피폐한 인간의 조건을 극단적으로 드러낸” 실존주의 조각으로 해석하며 극찬했다. 1948년작 ‘걸어가는 세 남자’도 감상할 수 있다. 철사를 꼬아놓은 것 같은 세 남자가 각기 다른 방향을 보며 걸어가는 사이로 현대인의 고독감이 흐른다. ‘쓰러지는 남자’를 비롯해 자코메티의 마지막 모델이었던 엘리 로타르를 빚은 ‘로타르’ 연작도 3점이나 전시됐다. 로비에서는 건축가 게리가 한국의 수원화성, 동래학춤에서 영감을 받은 스케치도 볼 수 있다. 루이비통은 지난 2014년 10월 게리가 설계한 파리의 루이비통미술관을 개관해 500만 명을 끌어모은 바 있다. 또한 재단 소장품을 선보이는 ‘미술관 벽 너머’ 프로젝트를 도쿄·베네치아·뮌헨·베이징에서 진행한 데 이어 서울에까지 상륙했다. 전시는 내년 1월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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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프네 난 르 세르장 개인전 전시 전경. /사진제공=에르메스 코리아다프네 난 르 세르장 개인전 전시 전경. /사진제공=에르메스 코리아


◇에르메스, 한국미술 전폭지지=프랑스 명품 에르메스 또한 브랜드에 영감을 불어넣는 예술 사랑으로 유명하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지난 2000년 제정한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통해 한국의 작가들을 발굴·후원하고 있다. 장영혜·김범·박이소·서도호·박찬경·구정아·임민욱·김성환 등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수상자로 배출했다. 지난 2007년에는 도산공원 앞에 ‘아뜰리에 에르메스’를 개관해 꾸준히 전시를 열고 있다. 지금은 한국계 프랑스 작가 다프네 난 르 세르장의 신작 전시 ‘실버 메모리:기원에 도달하는 방법’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활동 중인 세르장은 사진과 드로잉을 혼합하거나 때로는 서로 다른 이미지의 사진·비디오를 나란히 놓는 방법을 통해 경계를 부각시키는 작업을 해 왔다. 1층 에르메스 매장의 윈도우 갤러리는 지난 2014년부터 작가 잭슨 홍이 맡고 있다. 세계 각 도시의 주요 매장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예술가에게 의뢰하는 에르메스의 윈도우 갤러리는 단순한 상품 진열을 넘어 예술성과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더해준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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