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가 처방전대로 약을 나눠주는 직업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저희도 공부 정말 많이 합니다. 약대 졸업 이후에도 스터디, 학회에 종종 참여하고 있는데 여기서 배운 양질의 정보를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20만명이 구독 중인 유튜브 채널 ‘약쿠르트’를 운영하는 박승종(사진) 약사는 지난 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약국을 직접 운영하며 느낀 약의 효능과 잘못 알려진 사실 등을 나누고 평소 궁금했던 부분들을 답해주는 등 소소하게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것은 지난해 11월. 약대를 졸업하고 약국을 차리게 되며 자기 개발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우연히 봤던 별자리 운세에서 ‘영상을 하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재미삼아 시작했다. 평소 궁금하고 알리고 싶던 점을 일기장처럼 풀어내고 싶었다고. 처음부터 구독자가 많지는 않았다. 박 약사는 “올해 안에 구독자 1,000명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난 4월 중간고사 기간 ‘피로회복제’편을 계기로 구독자가 급증했다. 5월에는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 초창기에는 유혹도 정말 많았습니다. 발기부전 약 등 자극적인 콘텐츠를 해야 구독자가 빨리 는다고 주위에서 많이 조언했는데,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자기만의 색을 가지고 정도를 걸었던 게 지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시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박 약사는 영상의 기획, 촬영 등 편집을 제외한 부분을 모두 맡으며 1주일에 한두편 10분 내외의 영상을 올린다. 약이라는 소재가 가볍지 않은 만큼 미리 대본을 짜고 검수도 맡는다. 낮에는 약국에서 밤에는 유튜브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셈이다. 약국을 직접 운영하며 유튜브를 진행하는 만큼 생생한 정보를 전한다. 기억에 남았던 순간으로 박 약사는 ‘라니티딘 사태’를 꼽았다.
“어느 날 라니티딘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많은 분들이 불안해하셨고, 제게도 문의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촬영을 진행했어요.” 그는 유튜브에서 라니티딘을 단기 복용할 경우 인체에 크게 위험하지 않다며 의약품 회수 조치를 하지 않은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대처가 빨랐던 편이라고 상세히 설명해 국민들의 불안을 달랬다.
그에게는 ‘잘생긴 약사’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닌다. 잘생긴 외모가 구독자수를 늘리는데 도움이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 약사는 웃으며 “솔직히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모습으로 보이고 싶어 방송 전 머리 감고 안경도 벗고, 비비크림도 바른다”면서도 “외모가 플러스 알파가 될 수는 있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정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약사는 “믿을만한 채널이 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기 크리에이터라고 하면 수익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유튜브로 돈을 벌 생각은 크게 없다고 밝혔다.
“너무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좋은 세상을 만들고 좋은 정보를 주자는 취지로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약국에서 약을 팔지만 약장수, 약팔이라는 말 대신 선한 영향력을 가지는 채널을 만들고 싶어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들을 자극적이지 않게 풀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