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오름세를 타며 박스권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인덱스펀드의 성과가 액티브펀드를 압도하는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 인덱스펀드는 코스피200 등 지수의 흐름에 따라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인 반면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가 경쟁력 있는 종목을 투자해 주가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펀드를 말한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업종의 대형주 중심 상승장이 이어진 까닭에 액티브펀드의 수익률이 인덱스펀드 아래 머물고 있는 것이다. 이에 투자자금도 인덱스펀드로 쏠림이 심화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386개의 인덱스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5.37%(11월5일 기준)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3.8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인덱스펀드의 1개월(7.60%), 3개월(9.45%) 등의 성과도 국내 주식형 평균 성과를 넘어선다.
반면 액티브펀드는 이와 상반된 분위기다. 액티브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8%로 인덱스펀드 성과에 뒤지는 것은 물론 평균 수익률에도 따라가지 못한다. 액티브펀드의 1개월·3개월 수익률도 각각 4.21%, 4.73% 수준으로 사정은 비슷하다.
이는 최근의 국내 상승장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나타나고 반도체 및 바이오 등 일부 업종이 주도한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상승장은 반도체 업황이 개선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주도하고 최근 바이오주도 상승 대열에 동참했다는 것이 주된 특징”이라면서 “통상의 상승장이라면 액티브의 성과가 뛰어나야 하지만 최근 일부 종목과 업종이 중심이 된 상승장인 까닭에 시총 비중에 맞춰 종목을 편입하는 인덱스의 성과가 훨씬 좋았던 것”이라고 했다.
실제 개별상품의 현황을 보면 정보기술(IT) 등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인덱스펀드 중 하나인 ‘미래에셋TIGER반도체’의 경우 연초 이후 34.27%로 국내 주식형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삼성KODEX IT증권’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 등도 연초 이후 각각 34.06%, 28.89% 등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수익률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금 쏠림 역시 인덱스로 편중된 양상이다. 인덱스펀드는 연초 이후 1조864억원이 유입됐고 최근 한 달간 2,611억원이 순유입했다. 반면 액티브펀드는 연초 이후 2조3,968억원, 최근 한 달간 2,171억원이 빠져나갔다.
업계에서는 인덱스펀드에 대한 쏠림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 이사는 “물론 대형주들의 상승이 주춤하고 중소형 우량주들이 상승 패턴을 이어받으면서 액티브펀드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실적은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많은 상황에서 볼 때 현재와 같은 현상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